|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성명 |
|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에 우려를 표하며 |
□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위원장 안창호)은 전쟁과 무력충돌이 인간의 존엄과 생명, 안전을 중대하게 위협한다는 점에서, 국제평화와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이 인권 보호의 중요한 전제임을 강조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최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군의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합니다.
□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과 우리 국민의 생명·재산, 국민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여 군사적 기여를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전투·비전투·수색 등 다양한 방안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은 현재 중동지역에서 계속되고 있는 무력충돌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이 문제에 대해 무력충돌의 확대를 방지하고 국제평화와 안전을 회복하기 위한 외교적·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
□ 전쟁과 무력충돌은 군인뿐만 아니라 무고한 민간인의 생명과 안전, 일상을 파괴하고 인간의 존엄과 기본적 권리를 광범위하게 위협합니다.
우리 헌법은 국제평화와 평화적 질서를 중요한 가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헌법 전문은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할 것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일반논평 제36호」에서 전쟁과 그 밖의 대규모 폭력이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전쟁과 무력충돌의 위험을 방지하고 국제평화와 안전을 강화하는 것이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외교·안보정책과 국군의 운용 역시 이러한 헌법적 가치와 국제법적 책무를 고려하여 이루어져야 합니다.
□ 국가인권위원회는 2003년 이라크전쟁 당시에도 전쟁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 및 국제평화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하고, 정부와 국회가 관련 사안을 판단할 때 반전·평화·인권의 원칙을 고려할 필요가 있음을 밝힌 바 있습니다. 전쟁과 무력충돌로부터 인간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해야 한다는 이러한 원칙은 현재의 상황에서도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합니다.
□ 국내 수입 원유의 절대 부분이 통과하는 등 국민의 경제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국제법적으로 통항의 자유가 공인되는 바다였음에도, 이곳을 통과하던 비무장 국적 선박이 피격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국가는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대응을 검토할 책무가 있습니다. 또한 무력충돌이 계속되고 있는 지역에 우리 군을 파견할 경우 임무의 형태와 관계없이 파병 장병과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새로운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 국군의 파병 등은 그 목적과 필요성, 국제법적 근거, 임무와 작전범위, 무력충돌 연루 가능성, 장병과 민간인의 생명·안전에 미칠 영향 및 외교적 대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합니다.
□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와 국회가 군사적 대응보다는 긴장완화를 위한 대화와 외교적 해결을 우선적으로 모색할 것을 요청합니다. 대한민국이 국제평화와 인간의 생명·존엄을 지키는데 앞장서는 국가가 되기를 바랍니다.
2026. 9. 10.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안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