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류센터는 ‘창고시설’ 아닌 다수 사람이 상시 머무르며
일하는 사업장, 냉방 설치해야
- 인권위 권고에 대해 국토교통부 및 고용노동부 ‘일부 수용’ 회신 -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이하 ‘인권위’)는 2023년 10월 23일 국토교통부장관과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생활물류센터 종사자의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권리 보호를 위하여, △화재 취약성 개선(소방시설·설비 강화), △폭염, 한파 등 작업장 환경 개선(냉·온방설비 설치의 법적 근거 마련), △야간노동 규율, △택배서비스 종사자의 휴일·휴가 등 쉴 권리 보장 등을 권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인권위 권고를 일부 수용하는 내용으로 이행계획을 회신하였다.
□ 코로나19로 비대면 일상생활이 장기화하면서 온라인 소비가 급속히 증가하였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뒤에도 휴대전화로 주문하면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도착하는 온라인 구매는 현대인의 보편적인 소비생활 양식으로 정착되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편익의 이면에는 새벽배송 등 속도 경쟁으로 인한 야간노동의 만연, 택배서비스 종사자 및 생활물류센터 근로자의 과로 사,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발생 등 많은 노동인권 문제가 격화하고 있어, 인권위는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관련 부처에 권고하였다.
생활물류센터의 화재 취약성 개선 필요
○ 생활물류센터는 건축물 특성상 층고가 높고 바닥면적이 넓은 대규모 공간으로, 화재 발생시 대형재난으로 이어지게 되고,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 [건축법 시행령]에서는 생활물류센터의 경우 방화구획 등 소방시설 설치를 완화하여 적용하거나 예외로 하고 있어, 인권위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해당 규정을 개정하여 생활물류센터의 화재 취약성을 개선할 것을 권고하였다.
- 이에 대하여 국토교통부는 “관할 지방자치단체 허가권자가 해당 건축물의 용도, 사용행태 등에 대해 방화구획 완화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상황임”을 이유로 인권위 권고를 불수용하였다.
폭염 등 작업장 환경 개선 필요
○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한파 등 이상기온 현상이 점차 심화되는 가운데, 여름철 폭염시 실내작업장인 생활물류센터의 온열질환 문제가 매해 심각해지고 있다.
○ 이에 인권위는, 국토교통부장관에게 생활물류센터의 냉·온방 및 환기설비 설치를 위한 법령 개정 등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고, 고용노동부장관에게 폭염시 매시간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냉방장치 설치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과 각 사업장 위험성 평가의 실효적 이행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하였다.
- 이에 대하여 국토교통부는 “작업장에서의 근로자 안전확보 측면을 위한 냉·온방 설비 등 조치는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다루어야 할 사항”이라고 회신하였다. 고용노동부는 “폭염상황은 사업장 작업환경 등에 따라 건강위험 정도가 다를 수 있어 휴게시간 부여 및 냉방장치 설치를 일률적으로 법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는 불수용 의견을, 위험성 평가와 관련하여서는 “교육·홍보를 강화하고 현장지도·컨설팅과 현장점검을 실시하며 위험성 평가모델 개발, 고도화 작업을 추진하겠다”는 권고 수용 이행계획을 밝혔다.
야간노동 규율 및 보호 필요
○ 밤에 상품을 주문하면 다음 날 아침 문 앞에 도착하는 새벽배송은 야간노동을 수반하게 되고, 생활물류센터 및 택배서비스 종사자의 과로사 중 상당수가 야간에 발생하였다. 그러나 야간노동의 위험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문제의식은 낮은 편이고, [근로기준법]에서도 야간노동과 관련하여서는 가산임금(야간근로수당) 규정만을 두고 있어 가산임금만 지급하면 아무런 제한 없이 야간노동이 용인되고 있다.
○ 이에 인권위는 야간노동의 위험으로부터 일하는 사람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하여,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에 1주 혹은 1개월 등 일정한 단위기간 동안 허용될 수 있는 야간노동의 한도와 요건 등 그 기준을 마련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하였다.
- 이에 대하여 고용노동부는 “사업장별 근로조건 및 작업환경, 개인의 건강상태 등에 따라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각각 다를 수 있어 야간작업의 한도와 허용요건 등의 기준을 일률적으로 설정하여 적용하기 어렵다”며 불수용하였다.
택배서비스 종사자의 휴일·휴가 등 쉴 권리 보장 필요
○ 〈택배노동자 과로사 실태조사〉(2020년) 결과, 택배서비스 종사자는 일요일을 제외한 주 6일, 주당 평균 71.3시간을 근무하며, 코로나19 당시 택배량 증가로 인한 연이은 과로사는 장시간 노동에서 기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서비스 종사자는 대부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 제한과 휴일·휴가 규정 등 기본적인 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않아 아파도 쉴 수 없는 실정이다.
○ 이에 인권위는 택배서비스 종사자의 과로사 방지와 쉴 권리 보장을 위하여, 정부가 합의한 [택배기사 과로방지 대책 사회적 합의기구 합의문](2021년) 준수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등 이행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택배서비스 종사자 보호 규정을 둔 [생활물류산업서비스발전법]등 관련 법령에 휴일과 휴가 등 쉴 권리 보장을 명문화할 것을 국토교통부장관에게 권고하였다.
- 국토교통부는 “권고 이행을 위해 사회적 합의 이행상황을 점검하여 근로여건을 개선하고, [생활물류산업서비스발전법]에서 위임한 표준계약서에 휴일·휴가 등 쉴 권리 보장을 명시하겠다”는 이행계획을 회신하였다.
□ 인권위는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가 생활물류센터의 화재 취약성 개선 및 냉온방설비 설치 강화 권고와 생활물류센터 종사자의 야간노동 규율 및 폭염시 휴게시간 보장 명문화 권고에 대하여 불수용한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피권고기관에 인권위 권고의 이행을 재차 촉구하고자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5조 제5항에 따라 관련 내용을 공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