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위, 경찰청장과 도로교통공단이사장에게 제도개선 권고 -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이하 ‘인권위’)는 2023년 4월 5일 경찰청장과 도로교통공단이사장에게, 난민과 인도적체류자 등의 한국사회 적응과 인권보호 및 증진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제도개선을 권고하였다.
○ 난민인정자와 인도적체류자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여, 이들의 외국운전면허증은 발급국가 주재 대한민국대사관에 운전면허증 진위여부를 조회하도록 하고, 진위가 확인된 외국 운전면허증은 국내 운전면허 인정국가의 권한 있는 기관에서 발급한 운전면허증으로 보도록 관련 법령 등을 개정할 것과
○ 운전면허 학과시험 제공언어에 아랍어를 포함하고, 국내 체류 외국인의 인권보호와 증진 차원에서 다양한 언어로 학과시험을 제공할 것을 권고하였다.
□ 진정인은 우리나라에 체류 중인 아랍어 사용 난민 또는 인도적 체류자들이 경찰청과 도로교통공단이 실시하는 운전면허 학과시험 에서 아랍어가 제공되지 않아 운전면허증을 취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 도로교통공단은 운전면허 학과시험에서의 외국어 제공은 법령상 의무가 아닌 민원 편의 측면에서 실시하는 것으로 현재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를 제공하고 있고, 국가 간 상호주의, 해당 외국어에 대한 수요 및 비용, 안전한 도로·교통환경 구축 등을 고려하여 결정할 문제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운전면허 학과시험에 아랍어를 제공하는 것은 어렵다고 답변하였다.
경찰청은 외국어 번역·반영 시 상당한 예산이 소요되는 등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였을 때, 학과시험에 아랍어 등 외국어를 추가 반영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변하였다.
□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도로교통법? 등 관련 규정에 따르면 외국어로 학과시험을 제공해야 하는 법령상의 의무가 없는 점, △현재 운영 중인 외국어 제공의 선정기준에는 국가 간 상호주의 및 외국인 운전면허 취득수요 등이 반영되고 있는 점, △피해자들은 입국 후 1년간 국제면허증을 사용할 수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운전면허 학과시험에서 아랍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인권침해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려워 해당 진정사건을 기각하였다.
하지만, 관련된 쟁점에 대하여 헌법 및 ?난민법?의 취지와,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등 국제인권 기준에 부합하는지에 관해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정책권고를 검토하였다.
□ ?난민법? 제36조는 “난민인정자는 관계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외국에서 취득한 자격에 상응하는 자격 또는 그 자격의 일부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38조는 ?난민의 지위에 관한 협약? 제7조의 취지에 따라 “난민인정자에 대하여는 다른 법률에도 불구하고 상호주의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상호주의 적용의 배제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도로교통법? 제84조 제1항 제3호에 따르면, 외국의 권한 있는 기관에서 발급한 운전면허증을 가진 자 중 ?난민법?에 따른 난민 인정자 등의 경우 국내 운전면허시험의 일부를 면제받을 수 있다.
그런데 위 규정에 따라 외국 운전면허 자격 인정 및 국내 운전면허시험의 일부를 면제받기 위해서는, 기존에 발급받은 외국 운전면허증의 진위 입증을 위해 아포스티유(Apostille) 인증 또는 대사관 확인서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난민의 경우 자국의 박해로 인해 타국의 보호를 받는 이들이므로, 실제로 자국 대사관 등을 통해 운전면허 자격을 인정받아 국내 운전면허시험의 일부를 면제받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 사건에서 같이 운전면허를 다시 취득해야 하는데 학과시험에서 아랍어 번역 및 통역이 지원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이에 인권위는 난민인정자와 인도적체류자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여 외국운전면허 진위 확인제도 도입 등 관련 제도를 개선하도록 하되, 우선적으로는 운전면허 학과시험에 아랍어 등 다양한 언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국가인권위원회법」 제19조 제1호 및 제25조 제1항에 따라 경찰청장과 도로교통공단 이사장에게 제도 개선을 권고하였다.
붙임 익명 결정문 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