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속 한국, 세계시민으로서 혐오와 차별에 맞서야 읽기 :
모두보기닫기
세계 속 한국, 세계시민으로서 혐오와 차별에 맞서야
담당부서 : 차별시정총괄과 등록일 : 2023-03-16 조회 : 4211

- 대구시 북구 이슬람사원 문제에 관한 국가인권위원장 성명 -

 

 

오는 321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인종차별 철폐의 날입니다. 기념일의 계기가 된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에 관한 국제협약?1965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은 1978. 12. 협약에 가입하였고, 다음 해인 1979. 1. 4.부터 현재까지 위 협약이 부여한 의무를 이행하여야 할 당사국입니다.

 

위 협약은 당사국에게 인종, 피부색 또는 종족의 기원을 근거로 한 인간의 차별은 국가 간의 우호적이고 평화적인 관계의 장애물이며, 국민 간의 평화와 안전, 그리고 심지어 하나의 국가에서 나란히 살고 있는 사람들의 조화마저 저해할 우려가 있음을 확인하고, 인종차별을 규탄하며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 철폐와 인종 간의 이해증진 정책을 적절한 방법으로 지체 없이 추구할 책임이 있다고 말합니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송두환, 이하 인권위’)는 대구 이슬람사원 건축 문제의 평화로운 해결을 위해 아래와 같이 성명을 발표합니다.

 

대구시 북구에서 이슬람사원 건축 공사가 20209월 시작되었으나, 관할 구청이 주민민원을 이유로 20212공사 중지를 명령하였습니다. 이후 사법절차를 통해 공사가 재개되었지만 20233월까지도 사원은 완공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당 지역의 일부 주민들은 사원 건립이 주민들 삶의 터전을 위협하고, 사원에서 나오는 소음과 냄새로 주민들에게 피해를 안기는 역차별적 행위라고 주장합니다. 반대 초기에는 테러의 온상 이슬람사원 절대 반대”, “사람을 잔인하게 죽이고 참수하는 무슬림은 당장 떠나라, 테러리스트들아, 당장!”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공사장과 무슬림유학생 거주지 주변에 설치하였습니다. 이후 이슬람교에서 금기시하는 돼지의 머리를 전시하고 돼지고기 음식을 나눠 먹는 행사를 연이어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이슬람교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국에는 26만 명의 내?외국인 이슬람교도가 살고 있고, 코로나19 확산 이전 연간 약 100만 명 이상의 무슬림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하였습니다. 2018년 예멘 난민 입국 때 무슬림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있었지만, 이미 우리 사회는 낯선 외국인이었던 무슬림 난민들을 가까운 이웃으로 포용하였습니다.

 

모든 사람이 존엄하다는 인권의 가치를 존중하는 국제사회에서 혐오표현은 더 이상 용납되지 않는 차별입니다. 유엔은 20195종교, 민족, 국적, 인종, 피부색, 혈통, 성별과 같은 정체성을 규정하는 요소를 근거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경멸하거나 차별하는 언어를 사용하여 말, , 행동 등으로 공격하는 모든 형태의 표현을 혐오표현으로 정의하고, 단호한 대응을 선언하였습니다.

 

유엔 종교 또는 신념의 자유 특별보고관은 20214월 유엔 총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정부가 폭력을 선동 또는 가담하거나, 기타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건을 포함하여 전 세계적으로 무슬림을 대상으로 하는 폭력이 빈번하고 널리 퍼져 있는 상황"에 우려를 표하였습니다. 그리고 이슬람에 대한 혐오는 민족, 인종, 외국인, 경제 상황, 성별, 종교 등 다양한 속성에 대한 중첩적 편견에 의해 촉발되고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이슬람교는 돼지고기를 먹는 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건립 중인 이슬람사원 앞에서 돼지고기를 이용해 이슬람 문화를 비하하고, 이들에 대한 적대감을 표출하고 부추기는 행위는 인종과 종교를 이유로 한 소수자에 대한 전형적인 혐오표현입니다. 즉시 멈춰야 할, 우리 사회에서 용인되어서는 안되는 위험한 행동입니다. 정부는 국제인권규범이 부여한 의무에 따라 이러한 혐오표현에 담긴 불관용과 차별에 적절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이에 대구시와 관할 구청 등 권한 있는 행정기관은 혐오 차별행위에 대한 대응과 회복,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학교 등 지역사회와 대구시민들은 일상에 스며든 혐오를 경계하고, 서로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피해자에 대한 연대의 표현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주민들의 평화로운 공존을 추구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2023년 지금 대구시는, 지방정부와 지역사회 및 시민공동체가 인간의 존엄성을 부정하는 혐오표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시험하고 확인하는 현장이 되었습니다. 한국의 산업화를 견인하고, 민주화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도시인 대구시가, 이제 세계 속의 도시가 되어, ‘평등의 꽃을 피우는 현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혐오 차별행위에 대한 국가와 지역공동체의 대응 노력을 지속적으로 지지, 지원할 것입니다.

 

2023. 3. 16.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송두환

 

모두보기닫기
위로

확인

아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