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방지대책 권고
- 피해자가 예술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 신설 등 권고 -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최영애)는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방지를 위하여 문화체육관광부장관에게 △모든 예술인에 대한 성희롱이 예술창작활동을 곤란하게 하는 불공정행위에 해당함을 관련 지침에 명시할 것, △성희롱을 이유로 하는 불공정행위를 심사하기 위하여 ‘(가칭)문화예술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를 신설할 것, △신고사건의 조사와 처리를 위한 전담부서를 두거나 전담인력을 확충할 것, △성희롱 관련 형사처벌과 과태료 처분을 받은 자도 보조사업자 선정에서 제외할 것 등을 권고했다.
○ 문화예술계는 폐쇄적인 인맥구조와 위계질서가 작동하는 가운데 근로계약이 아닌 도급계약 형태의 프리랜서 종사자가 많아 「남녀고용평등법」, 「국가인권위원회법」 등 실정법이 적용되지 않는 사각지대가 많고, 특정 개인이나 그룹에 집중된 권력은 행위자가 다른 자리로 옮기더라도 문화예술계 내에서 광범위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성희롱 행위자에 대한 제재가 각별히 필요하다.
○ 이러한 문화예술계의 요구에 따라 국회 김영주 의원 등은 2019년 4월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하였으나, 현재 회기 내 법안통과가 불확실한 상황하고 특별조사단 정책과제와 예방대책위 권고사항에 대한 문화체육관광부의 이행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에 인권위는 「문화예술계(영화산업) 여성종사자 인권상황 실태조사」(2018년) 결과를 토대로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방지를 위한 대책을 검토했다.
○ 현행 「국고보조금 통합관리지침」에 따라 성폭력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보조사업자 선정에서 제외하고 있으나,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라 성희롱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 등에게 불리한 처우를 한 경우(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와 성희롱 관련 과태료 처분을 받아도 국고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 이에 인권위는 국고보조금 보조사업자 선정시 성폭력범죄 뿐 아니라 성희롱으로 형사처벌을 받거나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경우도 보조사업자 선정에서 제외하되, 단체가 성희롱 방지노력을 다하거나 성희롱 발생 후 가해자에 대한 제재와 피해자 구제를 위한 노력을 성실히 수행한 것으로 인정된 경우에 한하여 보조금 지급대상에 포함하도록 관련 지침을 개정하라고 권고했다.
○ 문화예술계 종사자가 근로계약이 아닌 출연, 창작, 용역, 전속, 위탁, 집필, 투자, 하도급 등의 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의 적용을 받기 어렵기 때문에 표준계약서에 성희롱 방지와 조치사항을 규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표준계약서는 형사처벌 대상인 성범죄만을 계약해지 사유로 삼거나, 성희롱을 포함시키는 경우에도 계약을 해지하는 것 외에 예술활동을 지속하면서 성희롱 피해를 구제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 이에 인권위는 분야별 48종에 이르는 표준계약서에 ‘(가칭)문화예술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를 분쟁해결의 조정기구로 포함하는 등 피해자가 예술활동을 지속하면서 피해구제를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 또한 문화예술계 성희롱 등 구제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 성희롱 여부를 판정할 수 있는 전담기구가 필요하다. 가장 바람직한 방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예술인의 지위 및 권리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어 ‘예술인 성희롱·성폭력피해구제위원회’가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 다만, 인권위는 법률이 제정되기 전까지 「문화예술용역 관련 불공정행위 심사지침」을 개정하여 출연자에 대한 성희롱뿐만 아니라 모든 예술인에 대한 성희롱이 예술창작활동을 곤란하게 하는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성희롱을 심사하기 위하여 ‘(가칭)문화예술 성희롱·성폭력 심의위원회’를 신설하고, 신고사건의 조사와 처리를 위한 전담부서를 두거나, 전담인력을 확충하여 성희롱·성폭력행위 심사를 강화할 것을 권고했다.
※ 별첨: 결정문 1부.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