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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회 어린이날 국가인권위원장 성명
담당부서 : 아동청소년인권과 등록일 : 2019-05-02 조회 : 4202

97회 어린이날 국가인권위원장 성명

- 모든 아동이 출생 후 즉시 등록되는 것이 아동 인권의 시작 -

 

오는 55일은 제97회 어린이날입니다. 이 날은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모든 어린이는 인격적으로 존중을 받고, 어떠한 차별도 받지 않으면서 행복하고 안전하게 자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선언한 뜻깊은 날입니다.

 

대한민국이 1991년 비준한 유엔아동권리협약에 따르면, 아동은 사회에서 한 개인으로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충분히 준비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많은 아동들은 입시위주의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고, 놀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습니다. 아동에 대한 학대와 폭력의 증가, 높은 아동 자살률은 어린이날을 기념하기조차 무색합니다.

 

유엔 아동권리협약은 특히 제7조에서 아동은 출생 후 즉시 등록되어야 하며, 태어나자마자 이름과 국적을 가지고, 자신의 부모를 알고, 부모의 보살핌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동이 모든 형태의 폭력으로부터 보호받고, 발달 수준에 맞는 적절한 교육과 의료 등 사회보장을 받아 안전하고 건강하게 자랄 권리, 존엄성을 지키면서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아동인권 시작은 출생이 공적으로 등록되어야 가능해 집니다.

 

최근 개봉한 영화 가버나움에서는 출생등록이 되지 않아 학대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12살 레바논 소년 자인(Zain)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태어났지만 등록되지 않아 공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아동에 대한 이야기는 비단 다른 나라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대한민국에도 부모가 출생신고를 하지 않아 학교에 입학하지 못하고 학대를 받거나, 영아 매매의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베이비박스에 버려지는 아동들도 있습니다. 더구나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할 수 없는 아동들은 대한민국에서 태어나더라도 출생신고조차 하지 못합니다.

 

국가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영국, 독일, 미국 등 여러 국가를 중심으로, 부모에게 출생신고 의무를 부여하는 것 외에 의료기관 등 제3자에게 출생신고 의무 또는 관련 정보 제공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태어난 모든 아동은 부모의 법적 지위와 국적에 관계없이 모두 출생 등록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와 유엔 사회권규약위원회, 유엔 인권이사회의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 등 국제사회는 대한민국에 대해 보편적 출생등록제도 마련을 지속적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우리 위원회도 2017, 출생 시 분만에 관여한 의사조산사 등에게 아동의 출생사실을 국가기관 또는 공공기관에 통보할 의무를 부여하도록 법무부장관에게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을 개정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국회에서도 출생통보 제도 도입을 위한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이 발의되어 있습니다. 보건복지부도 지난 2문재인정부 포용국가 사회정책 대국민 현장보고에서 포용국가 아동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하며 출생단계부터 모든 아동이 공적으로 등록되어 보호받을 수 있도록 관련 법·제도의 개선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강조하는 아동 최선의 이익의 최우선적 고려 원칙에 따라 출생신고제도 개선을 위한 법률 개정에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노력을 촉구합니다. 아울러 법적 지위와 국적에 관계없이 대한민국에 태어난 모든 아동의 출생사실과 신분을 증명하는 보편적 출생등록제도의 도입을 위한 노력도 필요합니다.

 

인권위는 앞으로도 출생등록제도와 관련하여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며, 모든 아동이 현재 이곳에 존재하는 사람으로, 자신의 삶을 아름답고 행복하게 일구는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동의 권리 보장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19. 5. 2.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최영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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