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회 ‘세계여성의 날’ 국가인권위원장 성명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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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0회 ‘세계여성의 날’ 국가인권위원장 성명
담당부서 : 차별조사과 등록일 : 2018-03-07 조회 : 3902

110세계여성의 날국가인권위원장 성명

- 억눌려온 여성들 외침 미투성평등한 사회 만들기는 정부와 모두의 책무 -

- 인권위, 권력형 성희롱 직권조사 확대, 문화예술계 진상조사 등 위드유운동 전개할 것 -

 

38일 세계 여성의 날은 110년 전 미국 뉴욕에서 참정권과 노동권을 요구하며 여성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온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최근 한국사회는 그동안 억눌려 있던 여성들의 ‘#미투폭로 외침이 봇물 터지듯 확산되고 있습니다.

 

직장 내 성폭력 피해자의 호소에서 시작된 #미투가 검찰, 법원, 국가기관 등 공공분야, 영화·연극·문학 등 문화예술분야, 초중고, 대학, 각급 학교 등 학계, 의료계에 이어 종교계와 정치권까지 사회 전 분야를 강타하고 있어 가히 혁명적이라 할 정도의 변화가 몰아치고 있습니다.

 

여성들은 직장 상사나 고용주·기관장, 교사·교수 등 사제, 도제·위계관계의 상급자 뿐 아니라 학교나 커뮤니티 선후배 또는 종교지도자, 보좌하는 정치인 등 다양한 권력관계 아래 성희롱, 성폭력을 당하고 있습니다. 생사여탈권을 쥐락펴락 하거나 공적활동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위치에 있는 권력자에 의해 성희롱성폭력을 당하고도 자신에게 잘못이 있지는 않은지 자책하거나 혹은 2차 가해로 인해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적절한 보호나 구제를 받기 보다는 주변의 편견에 찬 시선이나 괴롭힘을 견뎌야 했으며, 가해자나 주변인에 의해 2차 피해에 시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명예훼손과 무고 고소에 시달리며 고통이 가중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여성들이 일어서고 있습니다. 최근 한 달 여 동안 들불처럼 번지는 미투 열기에 힘입어 더 많은 여성들이 용기를 내면서 여성에 대한 폭력에 저항하고 성평등한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력하게 외치고 있습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성희롱 피해자를 구제하는 법률과 제도가 만들어졌고, 조직 내 고충처리시스템과 외부기관으로 인권위, 노동부 등 성희롱 시정기관이 있지만 조직 내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고, 인권위 등 시정기관도 피해자를 신속하고 충분히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었습니다.

 

또한 성희롱성폭력은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위계적 권력의 문제입니다. 대다수 피해자는 여성이지만 남성 피해자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러한 미투 대열에도 함께하지 못하는 보다 열악한 조건에 있는 피해자들, 즉 비정규직, 외국인 노동자, 중소사업장 내 피해자 등은 요즈음의 상황에 더욱 큰 자괴감을 느낄 것입니다.

 

성희롱성폭력이 발생하는 원인과 배경은 여성에 대한 구조적 성차별과 잘못된 성문화, 성에 대한 왜곡된 인식, 상명하복의 조직문화에서 비롯됩니다. 이제 이러한 미투에 제대로 응답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계, 특수고용직, 중소사업장 등 성희롱 시정제도의 사각지대를 가능한 좁히고 촘촘한 성평등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이며 이는 우리 인권위와 정부의 책무입니다.

 

우리 인권위는 성희롱, 성폭력을 당해도 피해자가 안심하고 말할 수 있고 보호받는 사회와 제도를 만들기 위해 피해자와 함께 하는 ‘#위드유(#With You)’ 운동을 본격적으로 전개할 것입니다.

 

또한 우리 사회의 구조적 성차별을 개선하고 시정하기 위한 시정기구로서의 역할을 다하며, 성평등한 사회로 바꿔내기(#Change Up) 위해 아래의 방안을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첫째, 위계·위력에 의한 권력형 성희롱에 대한 직권조사를 확대할 것입니다. 우선적으로 검찰 등 국가기관, 시도 지자체 등 공조직내 성평등한 문화 조성을 위해 공무원 대상 인권교육을 강화하고 나아가 전 사회 영역, 전 생애적으로 인권교육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겠습니다.

 

둘째,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에 대한 실태조사와 진상조사를 문화체육관광부와 함께 추진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셋째, 온라인 성희롱성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대책마련을 권고할 것입니다.

 

넷째, 인권친화적인 학교 문화 조성에 힘쓰고 초중고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교사에 의한 성희롱성폭력 예방을 위한 정책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특히, 여성을 포함한 사회적 소수자들의 평등한 권리 보장과 실현을 위해 교육부, 여성가족부와 함께 학생뿐만 아니라 학교관리자 등 교원대상의 통합 인권교육을 추진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미디어에서의 성차별 모니터링 결과를 기반으로 미디어상의 성차별을 시정하기 위한 대책방안을 마련할 것입니다.

 

끝으로, 남녀 임금격차 개선방안 마련, 공공분야 여성대표성 증진방안 마련 등 우리 사회의 구조적 성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2018. 3. 7.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이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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