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성명
특정학교 합격 현수막 게시 관행 개선 촉구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최근 언론 등을 통하여 특정학교의 합격을 알리는 현수막이 전국적으로 게시되고 있어 학벌로 인한 차별 문화 조성에 대한 우려를 표합니다.
인권위는 2012년 10월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관행에 의한 학벌 차별문화 조성에 대해 전국 각 시․도교육감에게 각 급 학교나 동문회 등에서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 행위를 자제하도록 각 급 학교에 대하여 지도감독하고, 전국의 중등학교장들에게는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 등을 자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한바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학교 합격을 홍보하는 현수막 게시가 최근에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모 광역시는 2013년 한 해 특정학교의 합격을 알리는 7천838개의 현수막을 제작(학교당 1년 평균 27.3개)한 것으로 나타났고, 인권위가 개선을 촉구한 이후에도 관련 진정사건은 계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습니다. (2013~2014년 89건 접수). 인권위 조사과정에서 학교의 개선노력이 이루어지기도 하였지만, 여전히 일부학교에서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을 게시하고 있습니다.
특정학교 중심의 진학 홍보는 이른바 ‘명문학교’ 진학을 출신학교의 자랑으로 인식하여 널리 홍보하는 우리사회의 오랜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특정학교 합격을 홍보하는 것은 그 외의 학교에 입학하거나 상급학교에 진학하지 않은 학생에게 소외감을 줄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동청소년이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삶의 질이 OECD 국가 중 최하위이고 이러한 결과와 가장 연관성이 큰 항목이 ‘학업 스트레스’로 지목되는 현실을 고려할 때, ‘민주시민으로서 필요한 자질을 갖추도록’(「교육기본법」 제2조) 역할을 해야 하는 학교 현장에서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을 게시하여 이에 속하지 않은 학생에게 소외감을 주는 것은 교육적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특정학교에 대한 진학을 홍보하는 행위는 학벌주의를 부추기고 차별적인 문화를 조성할 수 있습니다. 학벌주의는 동일한 단계의 교육을 받더라도 학교의 종류나 이름 등의 사회적 위신에 따라 다른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능력과 상관없이 출신학교에 따라 사회․경제적으로 구분하고 배제하는 것입니다. 이는 성장하는 단계에 있는 청소년에게 우리 사회가 인격적으로 상처를 줄 수 있고 학생 간 서열 문화를 조장할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인권위는 대학교 합격 결과가 발표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 행위가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 각 시․도교육청에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 행위를 예방하도록 협조를 요청(2015.1.26)하는 한편, 이후로도 적극적으로 지도‧감독할 것을 촉구합니다. 더불어 각 급 학교에서 이러한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학교 관계자의 관심을 요청합니다.
앞으로도 인권위는 차별문화 개선과 아동청소년 인권증진의 관점에서 특정학교 합격 홍보물 게시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입니다.
2015. 1. 27.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 붙임. 특정학교 합격홍보물 게시 학벌차별 관행 개선을 위한 의견표명 결정문(2012.10.31.).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