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상습 구타·가혹행위 근절 대책 필요” 읽기 :
모두보기닫기
“해병대 상습 구타·가혹행위 근절 대책 필요”
담당부서 : 조사총괄과 등록일 : 2011-03-24 조회 : 3059

 

- 인권위, 피해정도 중한 2명 대한변협에 법률구조 요청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해병대에서의 상습적인 구타·가혹행위 및 이에 대한 은폐·축소 등 관리 부실에 대해 직권조사한 결과,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다음과 같이 권고했습니다.

 

  1. 해군참모총장에게,

   가. 해병O사단장 및 O연대장을 경고조치할 것,

   나. 관련자 11명에 대해 폭행사건을 은폐·지연 처리한 책임에 상응하는 징계조치를 취할 것,
   다. 재발방지를 위해 △정기적 인권교육 실시, △해병대원간 ‘기수열외’ 해병대 조직에서 배제하는 것을 의미하며, 구체적 방식은 가해자인 선임이 피해자 보다 후임기수에게 피해자에 대해 반말과 폭행을 가하게 하여 인격적 수치심을 주는 행위 금지하고 어길시 엄격한 처벌 지침 마련, △구타·가혹행위 관련 지휘책임 원칙 수립, △외부전문가 포함해 해병대 정밀진단 실시 등을 권고했습니다.

 

  2. 해병대사령관에게,

   가. 가해자 8명을 재조사해 사법처리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
   나. 피해자 7명에 대한 보호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3. 국가인권위원회는 피해 정도가 중한 2명의 권리구제를 위해 대한변호사협회에 법률구조를 요청했습니다.

 

  직권조사 실시 배경
  국가인권위원회는 해병대에서 선임병에게 폭행당했다는 진정을 접수받아 조사하던 중, 일반 부대와 달리 해병대에서는 상습적인 구타·폭행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고, 간부들이 이를 인지해도 군기유지 등을 이유로 사건을 은폐·축소하고 있는 정황이 있어 2011. 1. 직권조사를 결정했습니다.

 

  조사 결과 구타,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확인
  국가인권위원회는 피해자 및 가해자 진술, 참고인과 관련자 진술, 의무대 환자발생 보고서 및 의무기록리스트(2010년), 군 병원 및 민간 병원 진단서,  부대내 구타사건 관련 징계 기록 등을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은 인권침해 행위가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가해자 A는 후임병 4명에 대해 청소 불량, 군기 유지 등을 이유로 △이층 침상에 매달리게 해 복부, 가슴 등 온 몸을 폭행하거나, △손바닥과 주먹, 슬리퍼 등으로 뺨을 때리고, △철봉 매달리기, 엎드려뻗쳐 등의 얼차례를 시키는 등 수시로 폭행, 가혹행위를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2010. 8. 14. 22:00경 내무반에서 폭행을 당한 후임병 중 1명은 다발성 늑골·흉골 골절 등 상해를 입고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선임병들은 피해자 및 후임병들에게 축구하다 다쳤다고 진술하도록 강요한 사실, 그리고 간부들은 구타 사실을 파악하고도 사단장에게 알리지 않고 영창 10일의 행정처분만 하는 등 축소 은폐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가해자 B, C는 같은 해 7월 중순부터 8월 초순 기간 동안 후임병에게 청소불량, 암기소홀 등을 이유로 △주먹, 슬리퍼 등으로 뺨을 때리고, △밥을 높게 쌓아 짧은 시간 내에 먹도록 강요하거나, △발로 가슴을 차는 등의 구타와 가혹행위를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가해자 D는 상습적으로 후임병에게 청소불량 등을 이유로 수시로 검지와 중지 사이에 볼펜, 가위 등을 끼워 꽉 잡게 한 후 돌리는 가혹행위를 했으며, 그 후유증으로 피해자의 양쪽 검지 관절뼈가 돌출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수시로 주먹, 발, 숟가락 등으로 얼굴, 가슴, 정수리, 허벅지 등을 구타했으며, 특히 2010. 12. 26 중대 쉼터에서 주먹으로 후임병 가슴을 구타해  늑골 골절로 6주 진단을 받고 입원 치료를 받은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때에도 분대장 등 관련자들은 작업 중 다친 것으로 피해 사실을 축소 보고하도록 강요하고, 가해자에 대해서는 자체군기교육만을 실시했습니다.

 

  가해자 E, F는 후임병에게 음식물 강제 취식(일명 ‘악기바리’)을 강요하고, 2010. 7. 21 경에는 보급창고로 끌고 가 주먹으로 얼굴과 가슴을 때리는 등 수시로 폭행과 가혹행위를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피해사병은 행정관을 통해 피해사실을 알렸으나 구두 훈계만 이루어져 이후 더욱 심한 폭행을 당했으며, 결국 기절해 의무실에 입실한 다음에야 가해사병에 대한 영창 등 징계조치를 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가해자 G, H는 2010. 10. 19경 선임기수 및 조리식단 메뉴를 외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후임병에 대해 여러 차례 따귀를 때리고, 발로 걷어차는 폭행을 하고, 빵 5개를 10분 안에 먹을 것을 강요하고 먹지 못하자 손바닥, 주먹으로 뺨과 얼굴을 수차례 때리고, 발로 가슴과 허벅지를 때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는 응급실에 입실해 치료를 받았으며, 행정관은 고소하지 말 것을 설득하고 가해자에게 영창처분만 내린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해병대 구타 근절 위해 근본적 개선 대책 필요하다 판단
  국가인권위원회는 부대 내 구타·가혹행위가 반복적, 관행적으로 광범위하게 일어나고 있으며, 이는 ‘군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사적 제재를 할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는 군인복무규율 규정을 위반하여 헌법에 보장된 신체의 안전과 자유를 침해한 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는 이처럼 폭행 등이 극심한 데에는 구타·가혹행위에 관용적인 병영문화와 지휘감독자들의 관리 부실이 주요 원인이라고 보고, 이에 대한 근본적 개선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가해자가 후임병 시절 유사한 구타·가혹행위를 당했고 이를 참고 견디는 것을 ‘해병대 전통’으로 알고 있다고 진술하는 등 용인적 태도를 보이는 점, △폭행사건을 상급자에게 발설할 경우 기수열외 등 2차 피해를 주는 폐쇄적 조직 문화가 팽배한 점, △지휘·감독자들이 부대의 명예훼손 및 불이익을 우려해 ‘구타에 대해 엄정히 사법처리하라’는 관련 원칙을 준수하지 않고 경미하게 처리하려는 경향이 강한 점, △2010년 의무대 환자발생보고서에 의하면 고막천공 30여건, 비골·늑골 골절, 대퇴부파열 등 타박상 기록이 250여건에 이르는데 발병 경위 등은 부실하게 기록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한 데 따른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는 해군참모총장에게 지휘감독 관련자 경고조치 및 구체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권고했습니다.  끝.

 

모두보기닫기
위로

확인

아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