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안경환)는 서울특별시 소재 A, B병원, 경기도 소재 C, D병원, 충청남도 소재 E병원, 광주광역시 소재 F병원, 부산광역시 소재 G병원 등 7개 병원에 대해 강제입원, 적법절차에 의하지 아니한 격리 등의 인권침해에 대해 재발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하고 감독기관에 대해서는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이들 병원은 환자들의 자발적인 의사를 중시한 제23조의 ‘자의입원’을 선호하기 보다는 제24조의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선호하고 있어「헌법」제12조가 보장한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사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 강제입원으로 인한 인권침해
○ 진정인은 정신분열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당한 보호의무자가 아닌 남동생에 의해 2006. 3. 15. 9시간 40분 동안 서울 소재 A병원에, 2006. 7. 12.부터 2006. 8. 7.까지 약 17일간 정당한 보호의무자가 아닌 여동생에 의해 서울 소재 B병원에 강제입원 되었음.(2007.1.8. 접수)
○ 진정인과 피해자는 적법하게 성립된 부부로서 부산광역시 소재 G병원에 자의입원 의사를 밝혔으나 거부당하였고, 병원은 생계를 같이 하지 않는 진정인의 누나, 피해자의 여동생을 불러 이들을 보호의무자로 하여 강제입원 되었음. (2007. 7. 9. 접수)
○ 피해자는 정신질환자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정신과전문의가 아닌 일반예방학과의사에 의해 경기도 소재 C병원에 강제 입원되었음.(2007. 3. 8. 접수)
「정신보건법」제24조는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을 규정하면서, 같은 법 제21조에서는 보호의무자의 요건에 대해 규정하고 있습니다. 형제의 경우「민법」제974조에 의해 생계를 같이 하는 경우에만 정당한 보호의무자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A, B, G병원에서는 생계를 같이 하고 있지 않아 정당한 보호의무자가 아닌 형제를 보호의무자로 정하여 환자를 강제입원 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G병원은 진정인과 피해자가 자의입원요청을 거부하였음에도 이들을 귀가조치 하지 않았고, 또한 진정인과 피해자는 법원에서 금치산자 또는 한정치산자 선고를 받은 자가 아니므로 서로의 보호의무자가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생계를 같이 하고 있지 않은 형제를 불러「정신보건법」제24조의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 조치를 한 것은 진정인과 피해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C병원과 관련하여,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에서는 ‘정신의료기관의 장은 정신질환자의 보호의무자의 동의가 있는 때에는 정신과전문의가 입원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경우에 한하여 당해 정신질환자를 입원시킬 수 있으며…’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는 정신과전문의의 진단이 아닌, 일반예방학과의사 S씨에 의해 입원되었고, 설 연휴라는 특수한 상황에 있다고는 하나 이는「정신보건법」제24조 위반으로 피해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국가인권위는 각 병원에 대해「정신보건법」제24조를 준수하고 동일 또는 유사한 인권침해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마련할 것을 권고하고, 특히 C병원에 대해서는 일반의사 S씨를 주의조치 할 것을 권고하면서 감독기관의 장에게는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 격리 및 작업치료 관련 인권침해
○ 경기 소재 C병원에서 피해자는 입원일로부터 3일 동안 일반의사 S씨에 의해 부당하게 격리조치 되었음.(2007. 3. 8. 접수)
「정신보건법」제46조 제2항은 ‘환자를 격리하는 경우에는 정신과전문의의 지시에 따라야 하며 이를 진료기록부에 기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격리는 환자의 신체의 자유를 심각하게 제한하므로 정신과전문의에 의해서만 지시․시행되어야 함을 규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신과전문의가 아닌 일반의사에 의해 지시․시행된 격리조치는 피해자의 신체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판단하였고, 이에 C병원에 일반의사 S씨를 주의조치 할 것을 권고하였습니다.
○ 충청남도 소재 E병원과 광주광역시 소재 F병원에서는 환자들에게 복도청소, 배식, 환자복세탁, 화장실 청소 등의 잡일을 부과하고 있음.(2006. 10. 24. 접수)
○ 경기도 소재 D병원에서는 환자들을 작업치료에 동원하면서 임금을 개인통장으로 미지급함.(2007. 2. 8. 접수)
○ 부산광역시 소재 G병원에서는 공식적인 작업치료를 실시하고 있지 아니하면서, 도우미 제도를 활용하여 환자들의 동의서를 작성하거나 진료기록부 및 작업치료대장에 별도의 기록 없이 환자들에게 화장실 및 복도청소, 배식 등의 잡일에 동원하고 있음.(2007. 7. 9. 접수)
보건복지부의「작업치료지침」에서 작업치료에 대한 여러 가지 요건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정신보건법」제2조 제2항이 보장하는 ‘정신질환자의 최적의 치료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마련된 규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D, E, F, G를 비롯한 많은 병원에서는「작업치료지침」을 준수하지 않고 있고, 환자들을 잡일에 동원하고 있으면서도 ① 환자의 동의를 결여하고 있거나, ② 주치의의 개별적 지시 없이 간호사 혹은 보호사에 의해 환자를 자의적으로 동원하고 있거나, ③ 작업치료 임금을 지불하지 않거나, ④ 작업일지 작성을 하지 않고, 평가 업무를 결여하는 등 환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상의 사건들은 병원 관계자가 관계법령을 준수하였다면 환자에 대한 인권침해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은 환자들의 의사에 반하여 환자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바, 정신병원 관계자가 「정신보건법」및 관계법령을 숙지하고 이로 인한 인권침해를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국가인권위도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나갈 예정입니다. 마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