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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황 국가인권위원장 소록도 방문
담당부서 : 홍보협력팀 등록일 : 2005-06-29 조회 : 2917
  조영황 국가인권위원장 소록도 방문    조영황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은 2005년 6월 29일 하루 동안 전남 고흥군의 한센인 관련 국가보호시설(국립소록도병원)을 방문합니다.    이는 국가인권위가 6월28일부터 소록도에서 인권순회상담을 벌이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이 날 방문에서 조영황 위원장은 △국립소록도병원의 입원환자와 중앙리 마을에 거주하는 한센인 가정을 방문하고 △한센인 인권향상을 위한 지역공동체 토론회 등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한센인 인권향상을 위한 지역공동체 토론회> 국가인권위원회 조영황 위원장 인사말씀2005. 6. 29. 안녕하십니까.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조영황입니다.귀한 시간을 내시어 이 자리에 함께 하여 주신 한센인 여러분, 그리고 지역의 각계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저는 여기 소록도를 오면서 마음이 참 무거웠습니다. 아니 눈물이 자꾸 나옵니다. 바다가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고, 섬이 아름다워서 눈물이 나고, 관광객을 보니 또 눈물이 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센인 여러분을 직접 뵙고 인사를 나누니 또 눈물이 납니다. 제가 나이가 들어 눈물이 쉬워 진 탓도 있겠습니다만, 저의 이 감상은 단지 섣부른 동점심 따위에서 비롯되는 것만큼은 결단코 아닙니다.  지난 6월 24일자 동아일보에는 “소록도 앞바다는 우리의 눈물이고, 얼굴을 스치는 바람은 우리의 한숨”이라는 장기진(84) 할아버지의 한스런 고백이 보도되었습니다. 소록도의 아름다운 풍광, 무심한 관광의 뒤 안에 짙게 드리워져 있는 그늘을 그 어떤 시인보다 절절하게 그려낸 표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부모를 등진 채 소록도로 오게 된 열두 살 어린 소년의 두 눈에 맺힌 눈물방울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식을 어루만져 보지도 못한 채 이별해야만 했던 부모의 회한들이,“병보다 더 무서웠던 것은 세상으로부터 버려졌다는 절망감”이었다는 어느 한센인의 한 맺힌 고백이, 고스란히 오늘 되살아나 우리들의 가슴을 아프게 적셔 옵니다.  사랑하는 한센인 여러분, 그리고 지역 관계자 여러분. 국가인권위원회는 그동안 국가의 무관심, 그리고 이웃의 편견과 차별로 고통 받아온 한센인들의 인권보장에 주목하고자 합니다. 질병관리 차원에서가 아니라 사람으로서 의당 누려야 할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한센인 여러분을 만나고자 합니다. 국가기관으로서는 처음으로 국가인권위원회가 이제 한센인의 인권보장을 위해 첫걸음을 내딛는 셈입니다. 그동안 우리의 이웃은 차별과 편견으로 한센인 여러분을 외면했고, 국가는 무관심했습니다. 저는 국가기관의 책임자의 한 사람으로서 진심으로, 그리고 정중히 국가의 책임을 다 하지 못한 데 대하여 여러분께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죄송합니다. 그리고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함께 드립니다.     잘 아시다시피 한센병은 발병률도 낮고, 적기에 치료만 제대로 하면 감염률도 극히 낮은 질환입니다. 더구나 일찍이 1980년대 중반 세계보건기구(WHO)는 대한민국을 한센병퇴치국가로 공식선언했을 만큼 우리는 이 병으로부터 해방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처럼 질병으로부터 해방은 되었을지언정 한센인에 대한 오해와 편견, 차별은 아직 한 치도 변함이 없습니다. 오래 전 병을 앓았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한센인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당해왔습니다.   누구도 과거 감기를 앓았다는 이유로 멸시하지 않으며, 홍역을 앓았다고, 칼에 손을 베었다고 차별하지 않습니다. 단지 그 병이 남긴 신체의 후유증이 ‘흉칙하다’고 하여 우리는 우리의 이웃을 외면해온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한센인들을 우리 밖의 울타리에 버려두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 사회에 아프고 그늘진 곳이 있다면 그곳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내가, 우리가 있는 곳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실현하는 일은 사회적 약자의 고통을 분담하고 소수자의 목소리를 경청하며 함께 하려는 노력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인권의식의 출발이자, 인권감수성의 토대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우리 사회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곳, 국민의 한숨과 눈물이 흐르는 곳을 찾아가 그 분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겠습니다. 모든 사람은 그가 무슨 일을 하든, 어떤 지위에 있든 그 소중함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아무쪼록 오늘 이 <한센인 인권향상을 위한 지역공동체토론회>가 차별과 편견의 울타리를 넘어 한센인과 함께 하는 공동체를 실현시키는데 우리 모두에게 값진 계기가 되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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