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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결과발급대장의 관행적 열람은 사생활 침해"
담당부서 : 홍보협력팀 등록일 : 2004-02-09 조회 : 4037

건강검진결과발급대장의 관행적 열람은 사생활 침해인권위, 경찰청장 및 보건복지부장관에 건강검진결과발급대장 열람 또는 교부시 사생활 침해 방지대책 마련 권고

  경찰관들이 특정수사와 관계없이 일상적으로 기소중지자 등의 검거를 위해 각 지역 보건소에 비치된 건강검진결과(일명 “보건증”) 발급대장에 기재된 개인정보를 열람 또는 복사하는 행위는 헌법 제17조에 보장된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송원찬(36, 다산인권센터 상임활동가)씨가 2002년 10월 수원중부경찰서 경찰관등을 상대로 진정한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이를 사생활 침해 행위로 인정하고, 피진정인의 최종 감독기관인 경찰청장과 각 보건소의 감독기관인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사생활 침해를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수원남부경찰서와 중부경찰서 소속 경찰관 및 일선 파출소 근무자들이 수배자 검거를 이유로 협조공문을 통하지 않거나 경찰관 신분증만 제시한 채 관할 보건소에 비치된 건강검진결과발급대장의 개인정보를 열람하거나 사본을 요청하는 사례가 있어, 불특정 다수의 개인정보가 포괄적으로 유출․사용될 소지가 있다며 진정인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비롯됐습니다.

  국가인권위 조사결과 경찰관들이 지역 보건소에 비치된 건강검진결과발급대장의 열람 또는 사본을 요구하는 행위는 전국적인 현상으로, 일선 수사관들이 특정 사건 수사와 관련해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파출소에 근무하는 경찰관들이 휴무일을 이용하여 기소중지자 검거를 위해 자료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고 △특히 일부 파출소의 경우 경찰관들이 출장 명령을 받지 않은 채 다른 시․도에 위치한 보건소를 찾아가 파출소장이 작성한 문서 또는 신분증만을 보이고 자료를 요청하는 사례가 대부분이었으며, △사본을 발급받은 경우에도 대부분의 기관에서 자료의 보관 및 파기에 대한 담당자와 책임자를 지정하지 않아 언제, 누가, 어디서, 어떻게 파기하였는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경찰청장은 보건소 등에 자료를 요청하는 행위는 △형사소송법제199조와 경찰관직무집행법제8조, 공공기관의개인정보에관한법률제10조 등에 근거하는 것으로 △기소중지자 검거 등을 위해 불가피한 수단이며 △유흥접객업소나 막노동 현장 등을 일일이 수색하기에는 수사 인력이 부족해 보건소에 비치된 개인정보를 열람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는 △형사소송법제199조제2항에 “수사에 관하여 공무소 등에 필요한 사항의 보고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기는 하나 △이는 수사기관이 특정 수사를 진행하면서 필요한 자료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규정으로 판단했고 △건강검진결과발급대장에는 유흥업소뿐만 아니라 대중음식점, 패스트푸드점 등 일반 식품위생업소 종사자들의 명단이 포함돼 있어, 기소중지자 검거만을 이유로 수배 여부를 조회하는 행위는 이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이며 △또한 특정 수사와 관련 없이 불특정 다수의 개인정보를 포괄적으로 유출하는 행위는 사생활 침해로 인정하고, 경찰청장에 건강검진결과발급대장의 열람 또는 사본 발급 요청시 사생활 침해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권고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국가인권위는 각 보건소에서 △자료제공에 대한 타당성 여부나 요청자의 정확한 신분 및 관련 문서를 확인하지 않은채 △수사기관의 요청만으로 자료를 열람하게 하고 사본을 발급해 주고 있으며 △유출해서는 안 되는 개인정보까지 제공한 사례가 있음을 발견해 보건복지부장관으로 하여금 건강검진결과발급대장의 열람 또는  사본 교부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도록 권고하였습니다. 

  이번 사건은 아직까지 개인정보 및 사생활 보호에 대한 의식이 미약한 상황에서 개인정보가 행정편의적으로 가볍게 취급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인권위의 권고가 사생활 보호의 대상과 범위를 보다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개인정보 및 사생활 보호에 대한 의식을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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