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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집시법 개정안에 반대한다
담당부서 : 홍보협력팀 등록일 : 2003-11-28 조회 : 4213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2003년 11월 28일 제49차 제1소위원회에서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상정 예정돼 있는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개정안(이하 개정안)의 일부에 대해, 헌법 제21조(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국회의장에게 이에 관한 의견을 표명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21조 제1항은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고 △제2항은 집회 및 시위의 허가제를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인권선언 제20조, 시민적및정치적권리에관한국제규약(B규약) 제21조, 인권및기본적자유의보호에관한유럽규약 제11조에서도 집회 및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집회의 자유는 국민 개개인의 인격실현과 개성신장을 촉진하고 의사표현의 실효성을 증대하여, 민주주의의 발전과 소수의 보호를 그 기능으로 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위와 같은 헌법 및 국제규약 등으로부터 형성되는 △명확성의 원칙 △과잉금지의 원칙 △법익형량이론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정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표명하게 된 것입니다. 국가인권위의 주요 판단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개정안은 장기간의 집회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집회신고서를 집회․시위의 360시간(15일) 전부터 48시간 전에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안 제6조제1항) 하지만 집회신고서 제출시한의 최대시간 제한은 문제의 본질에 잘못 접근한 것으로서, 집회개최 신고서를 언제 제출할 것인지의 문제는 △원칙적으로 집회개최자의 자기결정권에 맡겨 두어야 하고 △집회개최신고서 제출의 최대시간을 설정할 경우, 집회개최자의 다양한 개별적 사정들이 도외시될 수 있으며 △그럴 경우 그것이 도리어 자유로운 집회의 개최를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므로, 현행대로 유지하고 장기집회나 위장집회를 방지하기 위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2. 개정안은 집회․시위의 취소에 따른 절차를 보완하기 위해, 신고된 옥외집회․시위를 개최하지 않을 경우 관할경찰관서장에게 취소통지하도록 하고, 동 집회․시위와 경합됨을 이유로 금지통고를 받은 주최자는 최초에 신고한 대로 집회․시위를 개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안 제6조제3항․제4항․제5항 신설) 하지만 집회가 진행되어 집회완료일 이전에 집회가 소멸됐을 경우, △집회시간 전이 아니기 때문에 관할경찰관서장에게 통지할 수 없고 △집회소멸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집행완료시까지는 누구도 집회를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에, “신고서에 기재된 집회시간 전에”라는 문구를 명시하기보다는 “신고서에 기재된 집회시간 전이나 집회의 사유가 소멸한 때”로 규정하는 것이 타당합니다.

  3. 개정안(안 제8조제1항단서 신설)에 따르면, 집회 또는 시위가 집단적 폭행․협박․손괴․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직접적인 위험을 초래할 경우에는, 금지통고를 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현행법 제18조 제1항 제1호, 제5조 제1항 제2호에 의하여 금지되는 집회인 경우로서, 관할경찰관서장은 자진해산을 요청하고 이에 응하지 않는 경우에 해산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없습니다. 또한 개정안은 남아 있는 신고기간 동안 동일한 목적의 집회를 금지통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타당성이 없습니다. 집회신고자가 아직까지 어떠한 공공에 위해한 행위를 하지 않았음에도 집회의 목적을 기준으로 금지통고를 하는 것은, 모든 집회를 예방적․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으로 제한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은 것으로 이는 헌법 제21조(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는 개정안의 단서가 삭제돼야 하고, 다만 동일단체가 동일목적으로 집회를 할 경우에만 집회를 금지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4. 개정안은 학교시설이나 군사시설 주변에서의 집회․시위로 인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신고서에 기재된 집회장소가 초․중등교육법 제2조에서 규정한 학교시설, 군사시설보호법 제2조 및 제18조의 규정에 의한 군사시설 주변으로서 그 시설 등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로서 그 거주자 또는 관리자가 시설 등의 보호를 요청하는 때에는 집회 또는 시위의 금지․제한을 통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안 제8조제3항)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명확성의 원칙과 명백하고 현존하는 위험의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에, 각호의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를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 명백하고 현존하는 경우”로 각각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5. 외교기관주변 집회․시위의 전면적인 금지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취지를 고려하여 당해 외교기관을 대상으로 하지 아니하거나, 대규모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되는 경우로서 당해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때에는 예외적으로 집회․시위를 허용해 주기로 한 개정안(안 제11조제4호 신설)을 살펴보면,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되는” 집회로서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명백히 인정되는 때”에는 집회가 가능하게 되는데, 각호규정에 외교사절의 숙소는 각목의 1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명백히 인정된다 하더라도 집회가 불가능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고 있으므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개정안 제11조 제4호 단서의 “외교기관”과 단서 가목의 “외교기관”을 각각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로 변경해야 합니다.

  6. 행진으로 인한 심각한 교통소통장애 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고속도로 등 주요도로에서 질서유지인을 두고 행진한 경우에도 당해 도로와 주변도로의 교통소통에 장애를 발생시켜 심각한 교통불편을 줄 것이 예상되는 때에는 이를 금지할 수 있도록 한 개정안(안 제12조제2항)을 살펴보면, 제12조 제1항은 교통소통을 위해 집회를 금지할 수 있는 원칙이고, 제2항 본문의 질서유지인을 두고 있는 경우는 금지할 수 없도록 한 예외규정이며, 제2항 단서의 질서유지인을 두는 경우에도 교통소통의 심각한 장애가 예상되는 경우를 예외로 둠으로써 제2항 본문의 내용을 무력화하고 있는데, 이는 원활한 교통소통을 위해 최소한의 집회의 자유를 제한해야 하는 침해최소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단서 내용을 삭제해야 할 것입니다.

  7. 소음으로 인한 시민들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가 확성기 등 기계․기구의 사용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소음기준을 위반하는 소음을 발생시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 적정수준의 소음유지 또는 확성기 등의 사용중지를 명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한 개정안(안 제12조의3 및 제21조제5호 신설)에 따르면, 집회의 자유는 공공의 안녕질서와 직접적으로 심각하게 충돌을 일으켜 또 다른 법익침해를 초래한 경우,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법률로서 제한할 수 있으나, 개정안은 소음기준에 관한 모든 것을 대통령령에 위임해 두고 있고, 또 확성기 등의 사용에 대해 개정안 제21조 제5호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반시 6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에 처하게 되면 사실상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과 같으므로, 개정안 제12조의3의 내용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소음기준”에 따르고 있으나, 각 소음기준은 대통령령이 아닌 법률로서 규정해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공청회 등의 의견수렴 절차를 거쳐야 할 것입니다.

  8. 사복경찰관을 포함한 경찰관은 집회 또는 시위의 주최자에게 통보하고 당해 현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한 개정안(안 제17조제1항)에 따르면, 경찰관의 경우 사복을 입고도 집회 또는 시위의 현장에 출입할 수 있게 함으로써 집회의 자유에 대해 그 침해의 정도를 높이고 있으며, 개정안은 집회의 자유와는 전혀 양립되지 않는 집회개최자 또는 집회참여자에 대한 명령권(그것도 어떠한 경우에 어떠한 조건하에 명령이 가능한지 전혀 구체화되어 있지 않은 포괄적 명령권)을 국가권력에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는 최소침해의 원칙에 반하기 때문에 삭제해야 합니다.

  9. 집회․시위의 금지 또는 제한통고에 대한 자문 등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각급경찰관서에 시민단체 등에서 추천하는 사람 등으로 구성된 집회․시위 자문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한 개정안(안 제18조의2 신설)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개정안을 수정하여 자문위원회가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될 수 있도록 위원회의 구성과 운영 및 위원회의 실질적인 견제권한을 법정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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