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 임용에 따른 행정적 절차(교원연수 수료, 면접시험 실시 등)를 마치고 교사임용후보자명부에 등재된 국공립사범대학 졸업자임에도, 병역의무 이행에 따른 불이익을 받아 교원으로 임용되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조속히 구제조치 방안을 마련해 시행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문교부(현 교육인적자원부)가 1990년 교원임용 제도․정책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해 교사임용에 차별과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단체 ‘전국교원임용후보명부등재군복무피해미발령교사원상회복추진위원회(이하 ‘군미추’)‘ 강모 대표(36) 등 65명이 2003년 3월 교육인적자원부장관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에 진정하면서 비롯됐습니다.
문교부는 1990년 이전까지 국공립 중등학교 교원을 임용하는 과정에서 교육공무원법 제11조 제1항에 따라 국․공립 사범대학 졸업자를 우선적으로 채용하고, 부족한 인원에 대해서는 사립대학교 사범대학 졸업자를 시험을 통해 선발했습니다. 이 때문에 국공립 사범대학에 입학하는 사람들은 졸업 후 교원으로 임용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국공립 사범대학 출신만으로도 국공립 중등학교 교원을 충원하고도 남아 미발령 대기자가 늘어나면서, 사립대학교 사범대학 졸업자는 국공립 중등학교 교사로 채용될 기회를 거의 갖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교원임용 정책에 대해 사립대학 사범대학 졸업자 및 재학생 6명이 1989년 부당한 처사라며 위헌심판을 청구했고, 헌법재판소는 1990년 10월 8일 국공립사범대학 출신자를 교사로 우선 임용하도록 규정한 교육공무원법(1990.12.31, 법률 제4304호 개정이전 법률) 제11조 제1항이 헌법 제11조(평등권) 및 제15조(직업선택의 자유)에 위반된다는 결정(1990. 10.8 89헌마89, 전원재판부)을 내렸습니다. 이에 따라 문교부는 당시 이 결정을 근거로 “교사의 신규 채용은 공개전형에 의한다”는 내용으로 교육공무원법 제11조 제1항을 개정(1990.12.31, 법률 제4304호)했고, 이 때부터 국공립 사범대학 졸업자들의 우선임용은 사라졌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군미추’ 구성원들은 △재학 중 군복무로 졸업이 늦어져 교원후보자명부에 후 순위로 등재돼 교원임용을 받지 못한 경우 △당시 문교부가 임용기대권을 보호하기 위해 3년간(91년~93년) 경과규정을 둔 바 있으나, 군복무로 인해 기회를 전혀 제공받지 못했거나 제한적으로 제공받은 경우 △군 복무 기간 중 해당교육청으로부터 “배정지 변경신청” 통지를 받지 못한 경우 등에 해당합니다. 국가인권위는 이들이 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해 교원임용 과정에서 차별과 불이익을 받았으며, 이는 헌법 제39조 제2항(병역의무 이행으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아니할 권리)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국가인권위는 군복무 중인 자는 자유로운 의사결정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특수한 상황에 놓여 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는 △군복무 중인 자에게 새로운 법률이나 제도로 인해 중대한 신분상의 불이익이 발생할 경우, 국가는 헌법 제39조 제2항에 의거해 적극적으로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당시 문교부가 동일한 요건을 갖춘 모든 자에게 동일한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것이, 또 다른 차별을 야기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입니다.
아울러, 국가인권위는 ‘군미추’ 교사들이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10여 년 이상의 공백기간을 가짐에 따라, 새로운 교육과정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고려했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인권위는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게 △학생들이 헌법 제31조 제1항(학습권)을 침해받지 않도록 교사로서의 전문성 함양을 위한 재교육 기회를 제공할 것과 △‘군미추’ 교사들에 대한 구제조치로 인해, 현재 교사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들에게 피해가 발생되지 않도록 할 것 등을 권고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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