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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흉터 산재보상금 남녀 차등지급은 평등권 침해”
담당부서 : 홍보협력팀 등록일 : 2002-11-29 조회 : 5176
인권위, 노동부장관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개정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얼굴에 흉터가 남는 산업재해를 당한 경우, 남성보다 여성의 등급을 높게 책정해 보상금을 차등 지급하고 있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이하 산재법 시행령) 제31조에 대해, 남녀를 차별하는 평등권 침해(국가인권위법 제30조)라는 결정을 내리고, 노동부장관에게 관련 조항의 개정을 권고했습니다.

  국가인권위의 조사 결과 산재법 시행령 제31조의 ‘신체장해등급표’는 동일한 외모의 흉터에 대해 남녀의 등급을 달리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성의 경우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여자’를 제7급, ‘외모에 흉터가 남은 여자’를 제12급으로 명시한 반면, 남성은 ‘외모에 뚜렷한 흉터가 남은 남자’를 제12급, ‘외모에 흉터가 남은 남자’를 제14급으로 판정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근로복지공단에서 발간한 ‘장해등급판정기준해설집’에는 “여성의 등급을 상위로 정하고 있는 것은 사회생활에서 흉터로 인해 받는 정신적 고통이 남자보다 여자가 더 크다는 사회통념에 근거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인권위는 산재 및 의료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남녀의 등급을 달리 규정하는 것은 의학적 타당성이 없고 △법이 만들어진 1960년대의 사회통념을 현대사회에 반영하기엔 무리가 있으며 △상대방에게 혐오감을 주는 상처는 남녀 모두에게 고통과 피해를 주는 문제라는 점 등을 지적한 뒤, 장해등급과 보상금 지급액 등은 “개인의 정신적 심리적 고통뿐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불이익도 함께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견해를 제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은 남자도 화장을 하는 현실에서, 장해등급 판정시 남녀를 차별하는 것은 시대의 조류에 맞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리고, 노동부에 개정안을 건의한 상태이며, 노동부도 개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산재법 시행령과 유사법인 ‘국가배상법 시행령’에는 흉터에 따른 남녀의 구분이 없으며,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맥브라이드(McBride) 방법과 미국의약협회(AMA)의 기준도 흉터에 대해서는 명시하지 않고 있습니다.

  한편 이 사건의 진정인 곽모씨(남․39)는 2000년 6월 택시운전 도중 승객으로부터 상해를 당한 뒤, 2001년 3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보상금을 지급받았습니다. 당시 곽모씨는 장해등급 제12급(430만원․154일분) 판정을 받았는데, 산재법 시행령의 ‘신체장해등급표(별표2)’에는 동일한 정도의 흉터가 남은 여성일 경우, 제7급(1,568만원․평균임금이 곽씨와 동일하다는 가정에서 560일분 추정치) 판정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곽씨는 2002년 1월 3일과 3월 20일 노동부장관과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으며, 국가인권위는 진정인 및 피진정인 조사, 관련법령에 대한 검토, 의료 및 산재전문가 의견청취 등을 진행한 뒤, 9월 9일 각하를 의결했습니다. 이는 2001년 6월 진정인 곽씨가 노동부 산재심사위원회에 신청한 재심이 기각되었고, 2002년 7월 노동부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 재심사 청구가 각하되었기 때문입니다(국가인권위원회법 제32조 제1항 제5호는 ‘법률에 따른 권리구제절차가 종료됐을 경우’ 진정을 각하하도록 규정하고 있음).

  그러나 국가인권위는 곽씨의 진정을 각하하면서, 관련규정의 개정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이 사건을 정책및대외협력소위원회에 상정, 논의 끝에 위와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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