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바로미터 [2025.11~12] 인류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수호자
위대한 발명으로 인간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는 물건들이 있다.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 그것들의 존재를 당연히 여긴 채 소중함을 잊고 살아가지만, 사실 이 도구들 덕분에 보통의 일상을 살아갈 수 있다. 오늘 소개할 인권의 발명품은 세균과 질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만들어준 비누, 운전자의 생명권을 지켜주는 와이퍼다. 우리 삶 속에서 익숙해진 발명품들이 역사속에서 인권을 지켜온 발자취를 되짚어보면, 그 고마움과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다.

인류의 지속을 가능케 한 비누
비누는 의학자와 역사학자들이 꼽은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을 살려낸 발명품’ 중 하나다. 비누는 단순한 ‘세척 용품’을 넘어 각종 세균과 질병으로부터 생명을 지키고, 인간의 기본 권리인 건강권과 존엄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해준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비누의 발명은 약 기원전 3000년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제작된 수메르 점토판에는 산양기름과 재를 섞어 만든 세정제와 비슷한 물질이 기록되어 있는데, 학계에서는 이를 비누의 시초로 보고 있다. 비누의 주요 성분인 알칼리(Alkali)는 바로 식물의 재(Kali)를 뜻하는 말에서 유래한 것이다. 기원 후 2세기 경 그리스의 의사 갈레누스는 비누의 핵심 원료인 수산화나트륨을 이용하여 피부 치료를 위한 의학적 용도의 비누를 처음 만들었다. 이후 고대 로마인들은 기름과 재로 만든 ‘사포(Sapo)’라는 이름의 비누를 사용했으며, 그리고 그것이 오늘날 ‘솝(Soap)’의 어원이 되었다. 하지만 세정용 비누의 재료인 올리브나 천연 소다는 당시 매우 귀했기에 비누는 상류층만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이었다. 그러다 마침내 1790년대 쯤, 프랑스의 화학자 니콜라스 르블랑이 소금을 원료로 소다를 양산하는 방법을 발명하면서 비누가 대중화될 수 있었다.
비누의 발명은 유럽인의 평균 수명을 반세기 만에 20년이나 늘린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이었다. 200여 년 전, 유럽인들은 위생 문제로 인해 이질이나 티푸스 같은 경구 전염병과 피부병에 시달리고 있었는데, 비누가 이 문제를 말끔히 해결했다. 이제 비누 덕분에 사람들은 자신의 몸을 씻고 세탁한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었고, 병균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오늘날까지도 비누는 인류의 건강을 지키는 최전선에 서있다. 전 세계를 공포에 떨게했던 메르스, 코로나와 같은 감염병 앞에서도 우리가 가장 먼저 해야하는 일은 ‘손 씻기’였다.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감염병의 70%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UN도 손씻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10월 15일을 세계 손 씻기의 날로 지정하고, 올바른 손 씻기를 통한 각종 감염병 예방과 전 세계 어린이들의 감염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기 위한 세계적인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익숙하게 손을 씻지만, 그 평범한 일상이 인류를 지탱해온 위대한 습관이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운전자를 지키는 도로 위 투명 방패, 와이퍼
와이퍼가 없는 자동차를 지금은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와이퍼는 눈보라와 비바람 속에서도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해주는 필수품 중의 필수품이다. 와이퍼는 1903년, 미국에서 농장 운영과 부동산 업을 하던 여성 사업가 메리 앤더슨(Mary Anderson)에 의해 발명되었다. 당시에는 운전 중 눈보라나 비바람이 몰아치면 운전자가 차에서 내려 추위에 떨면서 창에 쌓인 눈과 얼음을 수시로 닦아야 했기 때문에 매우 번거롭고 위험했다. 메리 앤더슨은 엔지니어도 자동차 전문가도 아니었지만, 이러한 불편함을 해결해야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졌다. 그 결과 스프링 장치에 고무 블레이드를 장착하여 차내에서도 유리창을 닦을 수 있는 기계를 발명하게 되었다. 이는 불편함을 극복하기 위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노력으로 탄생한 발명품이자, 20세기 초 여성의 손으로 기술 혁신을 이루어낸 성과라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하지만 시대를 앞서간 발명품에 대한 세상의 첫 반응은 차가웠다. 메리는 ‘창문 닦기 장치’라는 이름으로 미국에서 특허를 취득하고, 이를 캐나다 제조회사에 판매하려 했지만 ‘상업적 가치가 없다’며 거부 당했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와이퍼에 대한 필요성을 실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20년 특허가 만료될 무렵 자동차 산업이 황금기를 맞이하면서 자동차에 대한 수요와 안전에 대한 필요성이 확대되었다.
이에 따라 메리의 설계에 기반한 와이퍼가 대부분의 자동차에 표준 장비로 장착되었으며, 오늘날까지도 자동차에 없어서는 안되는 필수 안전 장치가 되었다. 우리는 눈이나 비가 올 때 무심코 와이퍼를 작동시키지만 이 안전장치 덕분에 위험한 도로에서 수많은 사고를 예방하고, 수없이 많은 생명을 지켜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그 존재가 우리에게 얼마나 큰 안전을 보장해 주는지 다시 되돌아보게 된다.
글 |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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