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을 알리다 [2024.07~08] #1 영화 ‘힘을 낼 시간’ 전주국제영화제 대상 등 수상 소식
제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 경쟁 부문 대상, 배우상, 왓챠상을 수상한 〈힘을 낼 시간〉 남궁선 감독이 수상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5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가 개최되었습니다. 성큼 다가온 초여름의 더위 만큼이나 독립영화를 즐기기 위해 모인 관객들의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한국영화 경쟁 부문에는 국가인권위원회의 15번째 인권 영화 <힘을 낼 시간>이 공식 초청되었는데요. 5월 2일 있었던 관객과의 대화 현장에 인권도 함께 했습니다.
<힘을 낼 시간> 상영은 예정된 3회 차가 모두 매진 될 만큼 많은 관객의 기대와 관심을 모았습니다. 관객과의 대화에 앞서 먼저 영화 상영이 시작되었습니다. 은퇴한 세 명의 아이돌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인만큼 화려한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어두운 면을 보게 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요. 주인공들은 우리 주변의 평범한 청춘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른 나이임에도 ‘은퇴한 아이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실패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짊어졌다는 점만이 다른 채로요. 이미 지칠대로 지친 마음으로 제주도를 향한 그들의 수학여행은 기대만큼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여행 경비 마련을 위해 시작한 귤밭 아르바이트에서까지 어떻게든 더 열심히, 더 성실하게 해내려고 합니다. 주인공의 마음은 ‘내 인생에 더 이상의 실패는 없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가득 찬 것 같습니다. ‘한 번쯤 쉬어가도 괜찮아, 매번 최선을 다하지 않아도 돼, 힘들 땐 누군가에게 기대도 돼’라고 말해주며 토닥이고 싶습니다. 끝없는 스펙 경쟁에 떠밀리고 있는 우리 사회 젊은 청춘들의 모습이 비치는 듯도 했습니다.
이어진 관객과의 대화 시간에는 감독과 배우를 향한 다양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그중에는 영화 촬영 전에 아이돌 출신 연습생을 취재한 내용에 관한 질문도 있었습니다. 남궁선 감독은 연습생들이 힘들었을 게 분명한 과거의 경험을 “괜찮아요.”라며 담담히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 아이들이 늘 ‘씩씩해야만 하는 역할’이었던 것에 마음이 복잡했다고 답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왜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영화를 통해 인권을 이야기해 왔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나와 다른 삶의 모습을 통해 지금과는 다른 관점에서 우리의 삶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하는 것. 영화가 주는 상상력의 기회가 많은 것을 바꿀 수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되었습니다.
5월 7일 열린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는 영화 <힘을 낼 시간>이 전주국제영화제 한국경쟁 대상과 배우상, 왓챠상을 수상하며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에 영화를 촬영하기 위해 감독과 배우, 모든 스태프가 고생하셨다고 하는데요. 이번 전주국제영화제 수상 소식으로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남궁선 감독은 “저희 영화는 작업을 하면서 수많은 분의 취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입니다. 그래서 그분들께 특별히 더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고 그분들께 이 영화가 많은 힘이 되는 영화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수상 소감을 남겼습니다.
앞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될 분들이 계신다면, 영화 속 ‘힘을 내다’라는 말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전주국제영화제 J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남궁선 감독은 말합니다.
힘든 것은 그냥 힘든 것이니 자책까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요. 영화 속 세 주인공 수민, 사랑, 태희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다시 돌아온 일상이 여전히 만만치 않을 수 있지만, 이제부터는 부디 서로가 서로의 든든한 힘이 되어줄 수 있기를, 힘이 들 때 힘들다고 말하며 한 번쯤 하늘을 올려다볼 여유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지금 여기에 있는 당신도, 우리 함께 힘을 낼 시간입니다.
남궁선 감독, 하서윤(사랑역), 강채윤(소윤역), 최성은(수민역), 현우석(태희역) 사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