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을 알리다 [2024.05~06] #1 인권교육원 설립을 위한 오랜 여정
“인권위는 모든 사람의 인권 의식을 깨우치고 향상시키기 위하여 필요한 인권교육과 홍보를 하여야 한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6조 제1항)
인권위법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인권교육’은 인권위 설립과 함께 주어진 인권위의 사명이자 임무였다. 이에, 인권위 설립 초기부터 인권교육원 설립을 위한 논의가 자연스레 이어져 왔지만, 인권위가 인권교육원 설립의 출발점에 서기까지는 무척이나 오랜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했다. 특히 인권교육법 제정을 통해 이를 실현하고자 했던 인권위의 노력이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좌절되었던 것은 무척이나 아쉬운 대목이었다. 하지만 이후에도 계속된 인권위의 노력과 기다림은, 2021년 4월 현 인권교육원 설립부지(경기도 용인특례시 기흥구 17-7, 구 용인시통관물류센터)를 확보함으로써 본격적인 사업 추진을 위한 결실을 맺게 되었다. 2021년과 2022년에는 인권교육원의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마쳤고, 2023년 1월 용인특례시로부터 건축허가가 떨어졌다. 2023년 착공을 앞둔 시점에는 감리비 예산 증액 이슈로 1년 여간 공사 착공이 지연되기도 하였지만, 2024년 3월 19일 마침내 인권교육원 기공식을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기공식 당일은 그동안의 힘든 여정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주듯 오전부터 비바람이 거세게 불어왔다. 다행히 행사를 한 두 시간 여 앞두고 비는 그쳤고, 많은 내·외빈들의 축하와 지역주민들의 환대 속에 성공적으로 기공식을 마칠 수 있었다.
그동안의 인권교육을 돌아보며
지난 20여 년간 인권위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인권교육을 받은 사람은 443만여 명에 이른다. 인권교육은 인권에 관한 사회 구성원의 인식과 문화적 변화를 이끌고, 이를 통해 인권침해와 차별을 예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리 사회의 매우 중요한 기능을 담당한다. 인권위는 그동안 인권교육을 인권위의 4대 기능 중 하나로 삼고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우리 사회에 인권교육을 안착시키는 데 나름의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독립적이고 특화된 교육공간을 갖추지 못한 채 본부와 인권사무소에 설치된 작은 교육장과 외부 임차공간 등에서 실시되어 온 인권교육은, 인권위가 구상하는 인권교육을 제대로 펼치고 이를 확대해 나가는 데 한계에 부딪혔고, 최근의 다양한 인권교육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양질의 인권교육전문가를 양성하는 체계를 갖추어 내는 데도 역부족이었다. 이러한 한계와 흐름 속에서 추진되는 인권교육원 설립사업은 인권위의 인권교육 기능을 재정비하고, 다시금 새로운 인권교육 체계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인권위가 구상하는 인권교육원의 모습
이제 막 공사가 시작되어 인권교육원의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시점에서, 인권교육원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기에는 조심스러운 면이 없지 않지만, 인권교육원 기공식에서 제시된 두 가지 메시지를 통해 현재 인권위가 구상해 가고 있는 인권교육원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소개해 보고자 한다.
- 첫째, ‘인권교육원, 존엄, 자유, 평등, 연대를 담다’
여기에는 인권위가 지난 20여 년간 인권교육을 통해 우리 사회에 지속적으로 전하고자 했던 인권의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고, 이러한 가치들이 인권교육원을 통해 보다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다양한 인권교육의 확대와 체계적인 인권교육전문가 양성을 통해, 인간의 존엄, 자유, 평등, 연대의 가치를 우리 사회 곳곳에 빠짐없이 전하는 인권교육의 전초기지이자,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의 인권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모든 사람의 인권의식을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 둘째, ‘인권교육+공간을 만들다, 문화를 더하다’
인권교육에 특화된 독립적인 공간이 설치되는 만큼, 그동안의 인권교육에 새로움을 더해 인권의 가치와 인권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다양한 형태의 인권교육과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인권교육원에는 일반적인 강의실 외에도 기획 전시 공간, 인권 정보 공간, 온-오프라인 강의를 위한 스튜디오, 영화 상영 및 공연 공간, 다양한 휴게 공간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인권의 가치와 인권문화 콘텐츠가 다양한 공간에 한 데 어우러져, 인권교육원을 방문하는 사람들 누구나 특별한 인권교육을 경험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시설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인권 가치와 인권 문화 콘텐츠가 다양한 공간에 함께 어우러지도록 계획하고 있다
인권교육원 개원을 기대하며
인권교육원은 2026년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올해 2월에는 본격적인 인권교육원 개원 준비를 위한 별도의 TF팀을 만들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인권교육원의 비전과 전략, 인권교육과정 및 콘텐츠의 개발, 공간의 구성과 활용 방안, 인권교육원 조직체계와 홍보방안 등 그동안 인권위가 구상해 온 인권교육원을 실체화하기 위한 구체적인 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건축 전문가들의 설명에 따르면, 건물의 증축 및 리모델링 공사는 건물의 해체와 증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일반적으로 건물의 신축 공사보다도 더욱 어렵다고 한다. 이제 막 공사가 시작된 만큼, 앞으로 2년여 간의 공사 관리와 개원 준비 또한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과 어려움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지지에 힘입어 끝내 인권교육원 설립의 출발점에 설 수 있었던 만큼, 2026년 봄을 맞아 공개될 인권교육원이, 인권위를 넘어, 저마다의 인권교육을 꿈꾸고 상상하는 우리 사회 많은 사람들에게도 기쁜 선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26년에 봄에 공개 될 인권교육원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