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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태그 [2018.03] 온라인 해시태그(Hashtag)

편집부

 

 #안경 선배

 

그림1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가장 화제가 된 인물 중 하나는 아마도 한국 컬링 여자 대표팀의 김은정 선수일 것입니다. “영미!”를 외치며 팀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 멋지게 보였던 것은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였나 봅니다. 외국의 한 매체는 “슈퍼맨은 정체를 숨기기 위해 안경을 쓰지만 김은정은 안경을 쓰고 빙판을 지배한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김은정 선수는 ‘안경 선배’라는 별명도 생겼습니다. 이때 SNS에서는 “김은정 선수가 착용한 안경 판매가 5~6배 늘어나 완판됐다고 한다. 여성이 안경을 끼고도 당당할 수 있고 중요한 자리에서 여성들의 렌즈 착용이 매너가 되지 않고, 더 자유롭게 안경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는 글이 많은 공감을 얻었습니다. 그 글에는 다수의 여성이 안경을 착용했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일화도 이어졌습니다. 직장들 중에는 여성 직원은 눈이 나빠도 안경을 착용할 수 없는 곳이 있습니다. 안경 착용이 ‘단정한 용모’ 규정을 위반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눈병이 생겨도, 눈을 다쳐 렌즈 착용이 어려운 경우에도 안경을 쓸 수 없었다는 경험담이 전해졌습니다. 안경뿐만이 아닙니다. 어느 회사는 여성 직원의 머리 길이와 립스틱 색까지 규정으로 만들어놓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남성 직원의 외모 규제는 심하지 않습니다. 성별을 막론하고 외모 규제는 개인의 자유 침해입니다. ‘단정한 외모’는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깨끗한 옷과 청결한 개인위생을 뜻하는 말이어야 하지 않을까요? ‘안경 선배’가 그랬듯이 안경을 쓰고도 당당하게 일할 수 있는 사회, 어쩌면 참 당연한 일임에도 우리는 왜 안경 쓸 권리를 찾아야 할까요? #안경 선배 #안경 쓸 권리 #외모 규제는 그만

 

 

#간호사의 인권과 우리의 건강

그림2

‘태움’. 후배 간호사가 신임 간호사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괴롭힘을 뜻합니다. ‘영혼이 재가 되도록 태운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얼마 전 대형 병원의 신입 간호사가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숨진 간호사의 지인이 SNS에서 글을 올리며 ‘태움’을 지적했고, 해당 병원은 사실을 부인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도 가해 사실이 없다고 결론 내자 유족들은 반발하고 있습니다. 그간 의료계에서는 ‘간호사는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 때문에 실수를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선배 간호사가 후배 간호사에게 하는 폭언 등의 가혹한 교육이 관례였다고 합니다. 그 말대로 간호사는 생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직업입니다. 작은 실수도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지요. 하지만 그 사실을 간호사만큼 잘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때문에 누가 따로 지적하지 않아도 신입 간호사는 굉장한 압박감과 공포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무턱대고 후배를 괴롭히는 선배 탓만 할 수도 없습니다. 간호사 1인이 돌볼 수 있는 적정 환자는 환자 상태의 경중에 따라 5~8명이지만 현재 우리나라 간호사는 평균 15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습니다. 본인 업무도 이미 과도하게 많은 상태에서 신입 교육까지 맡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태움 문화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니 관련 법안도 봇물처럼 발의되고 있습니다. 간호사 1인당 적정 환자 수를 대통령령으로 규정하거나 근로자에게 폭행 밑 가혹 행위를 할 수 없도록 하거나, 폭압적으로 교육·훈련을 할 수 없도록 근로기준법을 개정하자는 내용입니다. ‘나 때는 더 심했어’, ‘원래 그런 일이야’라는 이유로 잘못된 문화가 계속 이어지는 건 비단 간호사들의 태움뿐만이 아닙니다. 학교에서, 군대에서, 직장에서 광범위하게 이어지는 사회 분위기도 한번쯤 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태움 #직장내가혹행위 #악습은이제그만

 

 

#장애인은 어떻게 대피하나요?

그림

요즘 신문고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장애인 재해 대피 요령(훈련)을 활성화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내용을 요약하면 초·중·고교에서 대피 훈련을 할 때도 장애인은 늘 배제되어왔으며 장애인에게 적합한 대피 훈련이나 요령을 배우지 못해서 지진이 발생해도 아무 조치를 할 수 없으니 어떤 재해에도 장애인들이 자신의 몸을 지킬 수 있도록 ‘장애인 지진 대피 요령’의 교육과 매뉴얼 활성화를 바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전맹 시각장애인은 지진이 일어났을 때 머물고 있는 장소에서 나갈 수는 있지만 어느 방향으로 대피해야 하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가까이 있는 기둥에 균열이 생기며 무너지고 있어도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체장애인의 경우도 난감합니다. 지진이 나면 엘리베이터를 사용하지 말라고 하지만 휠체어가 없으면 이동할 수 없는 지체장애인은 어떻게 대피해야 할까요? 운이 좋게 대피소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고 해도 장애인 진입이나 이동이 어려운 대피소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미국이나 일본 등에는 이미 장애별 재난 대피 매뉴얼이 있습니다. 재난 시 장애인이 잘 대피했는지 안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체계도 구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표준화된 매뉴얼이 거의 마련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최근 지역 소방서에서 점자나 영상으로 배우는 안전 매뉴얼을 배포하거나 재난 체험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나라도 올해 안으로 재난 매뉴얼을 배포할 계획이라고 발표했지만 가장 좋은 것은 실제 상황에 대비해 학습하는 것이겠지요. 장애인 가정에 알림 장치를 배포하고, 장애인 재난 관리 부서 담당자를 배치하는 등 정부 차원의 재난 지원 계획이 하루빨리 마련되길 바랍니다. #장애인재난대피 #매뉴얼을주세요 #모두가안전한사회

 

 

화면해설.

이 글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화제가 된 김은정 선수가 영미를 외치는 그림, 신입간호사들이 선배 간호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그림, 화재가 난 아파트에서 대피하지 못하고 울고 있는 휠체어를 탄 장애인의 그림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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