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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사 여성승무원 유니폼, 치마만 입도록 하는 것은 성차별”
담당부서 : 차별조사과 등록일 : 2013-02-04 조회 : 3671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A항공사 대표이사에게, 여성 승무원이 유니폼으로 치마 외에도 바지를 선택해 착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은 “A항공사가 여성 승무원 유니폼으로 치마만 착용하고 머리모양은 쪽진머리를 하며 안경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2012. 6.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해, A항공사는 고급스러운 한국의 아름다움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여성 승무원 유니폼으로 바지를 적용하지 않았으며, 승무원의 용모, 복장은 서비스 품질을 구성하는 중요 요소이자 고객만족을 위한 기본적인 서비스 제공의 일부이고, 글로벌 경쟁시대에 회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적 수단으로 기내 안전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지 않고 있으므로 차별이라 할 수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아울러, 승무원의 용모, 복장 기준을 간소화하고 세부적인 제한조건은 삭제 또는 완화해 2013. 1.부터 시행하고 있으며, 차기 유니폼 변경 시 의견을 수렴해 여성 승무원의 유니폼으로 바지를 채택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여 반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항공사 승무원의 복장과 용모가 해당 항공사의 브랜드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한다는 점은 인정하였습니다. 그러나, A항공사는 승무원의 업무수행에 있어서 특히 여성 승무원이 바지를 착용하거나 머리모양의 제한을 완화할 경우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할 뿐 아니라, 남성은 바지, 여성은 치마라는 복장이 성차별적 고정관념과 무관치 않다는 것에 적극적으로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여성 승무원이 바지를 착용하거나 머리모양의 제한을 완화할 경우 항공사 승무원의 직무를 수행하는데 지장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여성 승무원이 치마만을 착용할 경우 기내 비상상황 발생 시 어려움이 있다는 점, A항공사를 제외한 국내 항공사들이 여성 승무원에게 바지를 선택적으로 착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제한의 정도가 과도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여성 승무원에게 바지를 착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용모에 대한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해 획일적인 모습을 요구하는 것은 ‘아름다움’과 ‘단정함’이라는 규범적인 여성의 모습과 서비스 제공자로서의 여성을 전제하는 것으로서 이는 성차별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으며, 승무원 일반의 역할보다는 여성성만을 강조하는 편견과 편향된 고정관념을 고착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치마는 긴장감을 줘서 태도나 자세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되어 아름다운 태도를 취하게 된다는 인식은 유니폼 제작 시 승무원의 업무를 안전보다는 대고객 서비스 업무 중심으로 보고 여성 승무원의 고정된 외적 이미지를 서비스의 본질적 요소로 이해하는 것으로서 여성 승무원이 수행하는 전체적인 업무에 대한 성차별적 시각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는 항공사 여성 승무원의 복장을 치마로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여성 승무원을 차별하는 것으로 A항공사 대표이사에게 여성 승무원이 바지를 선택하여 착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번 판단은 당해 직무의 성격상 특별히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여성 근로자에게 모집․채용시는 물론 고용관계 속에서 성별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용모기준을 요구하는 것은 성차별로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서, 항공사 승무원 업무와 같은 특정 노동에 대하여 여성성을 강조하는 편견이 해소되고 사회적 인식이 전환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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