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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 피해자 신변보호 부실대응은 생명권 침해”
담당부서 : 조사총괄과 등록일 : 2012-09-27 조회 : 2350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2012. 4. 1. 수원에서 발생한 여성 살해 사건과 관련한 직권조사를 실시한 결과,

경기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 및 현장출동 경찰관들이 범죄 피해자의 신변보호 요청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생명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하고,

경찰청장에게 △관련 직무수행자들에 대한 전문 직무교육 및 성인지 교육을 강화하고, △범죄피해자의 위급하고 중대한 신고 접수 시 접수자, 지령자 및 현장 지휘자 모두가 접수 및 지령내용에 대한 교차확인과 지령파일에 대한 신속한 확인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피해 여성이 납치 직후 112에 신고해 납치 장소를 말하고 신변보호 요청을 했음에도, 이를 접수한 경찰이 ‘집안’이라는 중요한 위치를 빠뜨린 채 지령을 내리고, 지령을 받은 근무자들도 수색을 제대로 하지 않고 결과보고도 소홀히 하는 등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국민적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2012. 4. 14. 직권조사를 결정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경기지방경찰청 112신고센터 근무자 및 현장수색에 참여한 경찰관에 대한 대면조사와 경찰청 감찰기록, 112신고처리접수표, 피해자 112 녹음파일, 지령파일 녹취록, 경기청 112센터 서버로그기록, 치안상황처리매뉴얼, 지구대 근무일지, 상황실 근무일지, 112신고센터업무매뉴얼, 소리공학연구소 112녹음파일 성문분석 보고서, 피해자 휴대폰 통화조회내역, 국립과학수사연구소 112녹음파일 분석 보고서, KT 사실조회요청 회신, 관련규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습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112신고센터 신고접수 및 지령의 적절성 관련

피해자의 신고에 대한 관련 경찰관들의 대응상황을 살펴보면,

첫째, 112신고센터의 접수자는 피해자가 급박한 상황속에서도 7분 34초간이나 통화를 계속하면서 ‘(지동초등학교) 조금 지나서, 집안’ 등 구체적으로 장소를 제보하였음에도 피해자의 위치를 특정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를 보고 및 지령시 누락시키고 “성폭행을 당했다구요?”, “주소가 어떻게 되나요?”라는 등 긴박한 상황에 적절치 않은 질문을 하면서 시간을 경과시킨 점,

둘째, 112신고센터 팀장은 당시 상황 지휘자로서, 신고접수 및 지령 업무당담자들이 외부공청으로 출동한 경찰들에게 사건의 긴급성을 전파하도록 지시하지 않았고, 피해장소가 ‘집안’이라는 중요한 신고정보가 누락되었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았으며, 녹취파일을 재청취해 사건의 심각성을 재확인하였음에도 추가 지령을 지시하지 않았고 경기지방경찰청 상황실에 긴급사건으로 보고를 하지 않은 점,

셋째, 112신고센터 부지령자는 피해자가 성폭행의 위급한 상황에서 다급한 목소리로 신고를 하고, 계속하여 범인의 폭행에 대하여 비명을 지르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위 상황에 대해 “부부싸움 같은데”라고 말하여 112신고센터 관련 직무수행자로서 피해상황을 심각하게 오판하였을 뿐 아니라, 가정폭력이었더라도 마치 심각한 범죄행위가 아닌 것처럼 안이하게 판단하였고, 부지령자로서 접수 및 지령내용에 대해 확인하거나 수정하지 않은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 현장출동 후 초동조치의 적절성 관련

이 사건에서 현장 출동 및 초동조치에 대해 살펴보면, 비록 112지령이 장소 특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수색에 한계가 있었더라도,

첫째, 최초지령을 받고 순찰차 5대와 형사기동대 1팀 5명이 출동하였으나 피해 장소가 ‘집안’이라는 정보가 없어 골목길, 지동초등학교, 못골놀이터 근처 등 건물외부 상황에 대해서만 차량과 도보로 수색했던 점,

둘째, 피해자의 신고내용을 녹취한 파일입수가 늦어져 출동 형사들의 판단과 대처가 늦어진 점,

셋째, 112신고센터에서 여러 차례 ‘성폭행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리고 긴급

 

 

상황임을 전파하였음에도 순찰팀장 등이 현장에 임장하지 않으면서 파출소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소내에서 상황근무를 하면서 순찰차량에게 적극적인 지시를 하지 않은 점,

넷째, 형사계장과 형사과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깨닫지 못하고 현장에 늦게 임장하여 형사 전원출동, 기동대 출동 등 추가경력 배치가 늦어졌거나 적절한 판단을 하지 못한 점,

다섯째, 적정한 경찰관들이 배치되지 못해 긴급통신사실확인자료요청, 사건발생 주변 CCTV 자료 확보 및 분석 등이 신속하게 이루어지지 못한 점이 확인되었습니다.

 

위 관련자들이 위와 같이 직무상의 의무를 소홀히 하여, 피해자에 대한 신속한 보호조치가 이루어지지 못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함으로써,「헌법」제10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가의 기본권 보호의무를 소홀히 하여 결국 피해자의 생명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는 경찰청장에게 전 국민이 경찰의 치안행정을 신뢰할 수 있도록 ‘112신고 접수처리 시스템’의 미비점을 아래 등과 같이 개선할 것을 권고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첫째, 112종합상황실 근무자에 대하여 직무교육을 강화하고, 교육내용에 ‘성인지 교육’을 포함할 것.

둘째, 범죄피해자의 위급하고 중대한 신고 접수 시 접수자, 지령자 및 현장 지휘자 모두가 접수 및 지령내용에 대한 교차확인과 지령파일에 대한 신속한 확인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것

셋째, 신고사항이 접수근무자의 착오․장애 등으로 일선에 잘못 전달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하여, 지구대 및 경찰서 상황실에서도 필요한 경우 신고자의 녹취파일을 청취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을 개선 할 것

넷째, 112종합상황실의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근무환경과 시스템을 개선하고 외부전문가를 포함하여 상시적인 점검체계를 마련할 것 등입니다.

 

 

한편, 관련자들의 직무소홀 부분은 경찰청에서 관련자 14명에 대해 징계 및 경고를 요구하여 행정안전부 징계위원회에서 징계가 이루어졌으므로 별도의 책임은 묻지 않도록 하고, 이번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의 유족이 입은 피해에 대해서는 현재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므로 별도의 법률구조요청은 하지 않기로 하였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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