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통법규위반자 교통참여교육시 과도한 복장 제한 말 것 권고 -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경기도 소재 A경찰서에서 운전면허정지 처분자 등을 대상으로 교통참여교육을 실시하면서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 등을 착용하지 못하게 한 것은 인권침해 행위라고 판단하고,
경기도지방경찰청장에게 교통참여교육 시 참여자의 복장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권고했습니다.
진정인 조모(남, 33세)씨는 “2011. 5월 경기도 소재 A경찰서 앞 교차로에서 진행되는 ‘교통참여교육’에 모자를 착용하고 참석하였는데, 교육을 담당한 경찰관이 모자, 마스크, 선글라스 착용을 금지한다고 고지하고 모자를 벗으라고 한 것은 부당하다”며 2011. 6월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대하여, 해당 경찰관은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 착용은 타인에게 혐오감을 주거나 시위대를 연상시킬 수 있어 제한한 것이고, 교통참여교육 대상자가 주머니에 손을 넣거나 휴대폰을 사용하며 잡담하는 등 불성실하게 임하는 사례가 많고, 경기도지방경찰청에서 ‘선글라스, 마스크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교육에 참여하여 반성의 기회를 주는 본래 교육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라며 시달한 교통참여교육(현장참여교육) 강화 지시에 따라 제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교통참여교육은 자발적 참여에 의하여 그 운전면허정지처분 일수를 감경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이러한 제한은 정당하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먼저「도로교통법」에 정한 ‘교통참여교육’의 목적과 성격을 살펴 보면, 교통참여교육은 희망자를 대상으로 교통질서, 교통사고와 그 예방 등 교통안전 확보를 위해 필요한 사항을 현장체험교육 등의 방법으로 실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에 비추어 보면, 교통참여교육은 과거 교통법규위반 행위에 대한 처벌이나 처분의 일종이 아니라, 면허정지 등의 행정처분을 받은 자가 교육을 이수하면 그에 따른 면허정지 처분의 일정 일수를 감경받도록 하는 제도의 일종으로 교육을 통해 장래 교통법규위반 등을 예방하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할 것입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는 교통참여교육의 목적이 이미 형사처벌 또는 행정처분을 받은 대상자들에 대하여 재차 반성을 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얼굴을 노출하고 일반인의 통행이 많은 도로에 서 있게 함으로써 대상자로 하여금 반성케 한다는 방법 또한 「도로교통법」이 규정한 취지에 비추어, 그 정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국가인권위원회는, 거리 캠페인이라는 사정상 장시간의 자외선 노출을 차단하려는 건강상 요구가 제기될 수 있으며, 모자나 선글라스 등의 착용이 필요한 경우도 존재할 것이므로, 일괄적인 제한은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울러, 피진정인은 교통참여교육이 운전면허정지 처분일수를 감경해주는 취지의 강제성이 없는 선택적 교육이라고 주장하나, 이는 행정청 등이 처분대상자에게 수혜적 이익을 부여하는 경우 법률 근거없이 필요한 한도를 넘어 개인의 기본권을 제한할 수도 있다는 논리로써, 그 합리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원회는 경기도지방경찰청장에게 소속 각 경찰서의 교통참여교육 시 참여자의 복장을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도록 조치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끝.
※ 교통참여교육이란 교통법규위반, 음주운전 등으로 운전면허 효력정지의 처분을 받은 자 중 희망자에 대해 경찰서 4시간(현장참여교육), 도로교통공단 4시간(이론교육) 등 총 8시간 교육을 이수하면 정지처분 일수 30일을 감경해 주는 제도이며, 교육 참여에 대한 강제성은 없다. 현장참여교육은 주로 거리에서 피켓이나 어깨띠를 두르고, 교통질서 준수 캠페인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