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미혼모도 교육받을 권리 있어” 읽기 :
모두보기닫기
“청소년 미혼모도 교육받을 권리 있어”
담당부서 : 홍보협력과 등록일 : 2010-03-16 조회 : 3291

 

“청소년 미혼모도 교육받을 권리 있어”

 

인권위, 16일 국회서 국회 여성위·교과위와 <청소년 미혼모 학습권 보장 공개토론회> 개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는 국회 여성위원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와 공동으로 3월 16일(화) 오후 2시부터, 국회 의원회관 제3간담회실에서 “청소년 미혼모 학습권 보장 공개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이번 토론회는 우리 사회에 ‘청소년 미혼모 학습권 보장’이라는 의제를 제안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토론회에는 교사, 학부모 등 학교 관계자, 청소년 미혼모 당사자 등 교육주체는 물론 미혼모 지원시설 관계자, 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할 예정입니다.

 

1. 인권위원회 진정사례

  진정인(46세, 피해학생의 어머니)은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이던 딸(이하 A양)이 임신을 하게 되었고, 이 사실을 안 학교측이 자퇴를 강요해 어쩔 수 없이 자퇴했으나 학업을 지속하고 싶다”는 취지로 2009. 4. 28.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조사 결과, 해당 학교 보건교사는 2009. 4. 13. 입덧으로 괴로워하는 A양을 우연히 발견하고 담임교사와 이를 의논했는데, 이튿날 담임교사와 3학년 부장교사는 A양의 어머니를 학교로 불러 “임신한 상태로 학교에 등교하는 것을 허용할 수는 없다”며 “교장 선생님이 아시면 당장 퇴학이다”라며 의사결정을 독촉했습니다.

 

  동석한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항의하자 학교측은 “미성년자를 임신시켰으니 (남자친구를) 형사고발할 수도 있다, 여학생이 임신한 행위는 징계(퇴학)감이다”라며 ‘불미스런 행동으로 학교의 명예를 훼손한 학생 또는 불건전한 이성교제로 풍기를 문란하게 한 학생’에 대해서는 퇴학조치 할 수 있도록 정한 ○○여자고등학교의 생활규정을 제시했습니다. 진정인은 결국 자퇴원을 제출했고, 학교측은 4. 17.자로 피해자를 자퇴처리 했습니다.

 

  인권위, “임신이유로 자퇴강요는 차별” 권고
  국가인권위원회는 이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 임신을 했다는 이유로 자퇴를 강요당한 사실이 인정되고, 이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4호에 정한 임신·출산을 이유로 한 교육시설 이용에 있어 차별행위라고 판단했습니다.

  「교육기본법」제3조는 “「헌법」제31조에 따라 모든 국민은 평생에 걸쳐 학습하고, 능력과 적성에 따라 교육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제4조는 “모든 국민은 성별, 종교, 신념, 인종, 사회적 신분, 경제적 지위 또는 신체적 조건 등을 이유로 교육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엔아동권리협약」 제7조도 “아동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사회의 유능한 성원이 될 동등한 기회를 아동에게 제공해야 한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각 규정의 취지에서 볼 수 있듯이 학습권은 아동의 성장과 발달, 인격완성을 위해 필요한 학습을 할 고유의 권리로서 기본권적 인권 중에서도 핵심적인 기본권입니다. 그간 징계나 은폐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던 청소년 미혼모에게도 교육받을 권리는 예외일 수 없습니다.

 

  더욱이 임신을 이유로 공부를 중단하면 일생을 통해 실업상태에 놓일 가능성이 높아 청소년 미혼모 당사자는 물론 그 자녀까지 빈곤의 악순환에 굴레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미국이나 영국, 대만 등에서 청소년 미혼모가 공부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는 것도 이것이 결과적으로 사회적 복지비용을 줄이는데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인권위는 △학교장에게는 당사자 학생을 재입학시켜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할 것, △해당 교육청 교육감에게는 피진정인에 대해 경고 조치와 재학 중 임신한 학생이 학업을 계속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여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국가인권위원회 차원의 ‘청소년 미혼모 학습권 보장 방안’에 대한 정책 검토를 결정했습니다.

 

  해당 학교 위원회 권고 즉각 수용…피해자 재입학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권고 이전에 학교측이 권고를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이례적으로 강지원 변호사, 미혼모지원시설인 애란원의 한상순 원장과 함께 학교를 방문해 간담회를 갖고 의견을 교환하는 등 사전 설득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인권위원회의 권고 이후 학교는 당사자 학생을 7월 13일 자로 재입학 시켰습니다. 또한 어떤 이유로든 학생을 학교 밖으로 내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에 공감하면서 다양한 대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던 해당 교육청은 피진정인에 대해 경고조치하고 타 시도교육청과 공동으로 임신한 학생의 학업 지속 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하되 우선은 관내 교장회의, 생활지도 관련 교사회의 등에서 임신한 여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되도록 계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피해자는 현재 ○○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원하는 학과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하여 100일 된 딸을 키우며 학업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2. 청소년 미혼모 실태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집계 결과 2008년도 19세 이하 청소년 출산이 3,300건에 달하고, (구)국가청소년위원회의 국정감사 발표자료는 약 5,000~6,000명 정도의 청소년 미혼모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2006년)하는 등 10대 출산율은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실시한 <청소년 미혼모 교육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63명의 청소년 미혼모 중 87.6%가 학업을 지속하기를 원했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싶어서”, “학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 때문에”, “공부를 하고 싶어서”,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가 그 이유였습니다.

 

  설문 응답자 가운데 임신 당시 학교에 재학하고 있던 18명 중 학교가 임신사실을 안 경우는 6명(33.3%)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알지 못했는데, 학교가 안 경우 4명에 대해 휴학권고를, 2명에 대해서는 자퇴를 권고하였고, 자퇴를 권고 받은 학생들은 모두 중퇴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교육권 등 인권침해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혼모에 대한 편견 해소 시급
  한편 <청소년 미혼모 교육권 실태조사>에 따르면, 교사, 학교 사회복지사의 경우 청소년 미혼모의 학업 지속이 다른 학생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응답이 각각 75%, 52%로 높았으나, 만약 임신 사실을 알게 되면 학업을 지속하라고 권유하겠다는 응답도 43%, 60%로 높아 학생을 지도하는 교사나 사회복지사들도 이 문제에 대해 정리된 입장을 갖지 못하고 혼란스러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청소년 미혼모 학습권 보장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나 방침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합니다.

 

  결혼제도 중심인 한국사회에서 미혼모는 물론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편견은 뿌리 깊고 정확한 수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또한 청소년 미혼모가 공부를 계속하는 문제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편의시설을 비롯하여 출석/결석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공개토론회를 토대로 청소년 미혼모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과 함께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학습권을 보장하는 것이 청소년 미혼모 당사자들을 비롯한 관계 당사자들에게 실효성이 있는지 구체적이고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예정입니다.  끝.

 
모두보기닫기
위로

확인

아니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