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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능력의 장애가 시험 응시권 제한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돼”
담당부서 : 홍보협력팀 등록일 : 2004-12-06 조회 : 4124

“필기능력의 장애가 시험 응시권 제한의 이유가 되어서는 안돼”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에게 공무원공개경쟁채용시험의 보완책 마련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에게 필기능력에 장애가 있는 중증 장애인 등의 공직진출을 보장하기 위하여 공무원 공개경쟁채용 시험의 보완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진정인 임모(남·24세)씨와 이모(남·21세)씨는 2003년 12월과 2004년 1월 “기술고시를 준비하면서 논술형 시험 등에서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행정자치부에 문의하였으나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는데, 이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은 시험을 보지 말라는 것과 같은 것”, “수능시험, 변리사시험, 사법시험 등에서는 시간연장, 확대시험지 제공, 노트북 사용 등을 허가하고 있으나, 행정자치부가 주관하는 공무원임용시험에서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며 행정자치부 장관을 상대로 진정을 제기했습니다.

  진정인 임모씨는 2급 지체장애인으로 정보통신학과 재학중에 기술고시 전산직을 준비하는 중이었으며, 이모씨는 2급 뇌병변장애인으로 전기공학부 재학 중에 행정자치부의 고등고시 시험에 대해 문의하였다가 별도의 조치가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듣고 이의 시정을 원하는 진정을 내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는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이하 ‘공채’라 함) 시험에서 시간연장․대리답안 작성․노트북 사용 등의 우대조치를 도입해달라고 주장하는 것은 해당 수험생이 장애로 인해 필기 등의 일반적인 직무수행에 현저한 제약이 있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서 △이들을 일반적인 직위에 임용하는 것은 곤란하므로 이러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공무원 공채시험 중 7급과 9급의 장애인 고용 적합직종에 대해서는 장애인 구분모집제를 도입해 해당 직종의 5% 정도를 장애인 공무원으로 선발함으로써 장애인 채용의 활성화를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답변하였습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 조사결과 △현재 일반적으로 공직업무의 내용이 수기보다는 컴퓨터 문서 작성 등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 위와 같은 조치가 업무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은 그 타당성이 부족한 것으로 판단되고 △연장 시간 등의 보완조치를 합리적으로 설정함으로써 업무의 합리성은 달성될 수 있다 할 것이며 △장애인 구분모집 시험의 경우에도 시험시간 등 시험 방식이 비장애인의 경우와 동일하여 중증장애인의 공직 진출 통로로는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한편 2004년 5월부터 정부인사를 총괄하게 된 중앙인사위원회에서는 △공채시험의 성격과 선발된 공무원이 담당해야 하는 직무 등을 고려해볼 때 일반직 임용이 곤란한 중증장애인의 경우 장애인 의무고용율의 범위 내에서 중증장애인 채용대상 직무를 지정하여 특별채용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며 △이 진정과 관련해 뇌성마비나 지체장애로 인해 필기능력이 떨어지는 장애인이 공채시험을 볼 경우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는 것에 대하여도 긍정적인 검토 의사를 밝혔으며 △시간연장과 응시연령 상향조정 등의 조치를 자체 검토 중에 있다고 답변했습니다.

  또한 △공직 진출 후 차별대우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장애인 공무원에 대해 희망근무지제를 실시하여 장애인의 건강과 노동능력 등에 맞는 근무환경을 현실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업무보조인과 보조공학 도구, 편의시설을 적극 설치하여 장애인 친화적인 공직 사회의 실현을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가인권위는 △장애인들의 특성에 맞는 특정업무를 발굴․배치하는 것도 장애인의 공직 진출을 위해 중요한 조치이겠으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공동으로 협력하고 이를 통해 다양성이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고자 하는 것이 교육과 고용 등에서의 장애와 관련한 사회적 흐름이며 △대학수학능력시험․사법시험․변리사시험 등 여러 자격시험에서 장애인 수험생과 관련한 다양한 보완조치를 시행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일반적인 공직 진출 통로인 공채시험에서 장애인들을 위한 보완조치를 마련하는 것은 공직 사회의 당연한 의무라고 보았습니다. △또한, 비장애인 중심으로 고착되어있는 조직과 문화의 변화를 도모하는 중앙인사위의 제도적 노력은 장애인이 공직에 진출하는 첫 단계인 채용의 과정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헌법 제11조에는 모든 국민이 모든 영역에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밝히고 있으며, 장애인복지법 제8조는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와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을 의무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제2조제2항은 국가와 지방단체단체가 장애인 중에서도 중증장애인과 여성장애인에 대한 고용촉진과 직업재활을 중요시하여야 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제13조에서는 장애인 중 정상적인 작업조건 아래서 일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위하여 특정한 근로환경을 제공하고 그 근로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보호고용을 실시할 의무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애인 중에서도 사회 진출 조건이 가장 열악한 중증 또는 여성 장애인들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그들의 자립능력을 보장하는 것을 국가의 의무로 공식화하는 의미를 가지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그러나 필기능력에 장애를 지닌 중증 장애인 등의 경우 고용의 첫 단계라 할 수 있는 모집 단계에서부터 적절한 보완책이 수립되어 있지 않아 공직 진출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는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에게 중증의 지체 또는 뇌병변 장애 등으로 인해 필기능력에 장애를 가진 자가 공무원 공채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대필제, 워드프로세서 사용, 시간 연장 등의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끝.

※ 진정인들이 진정을 제기할 당시는 공무원 임용 관련 업무를 행정자치부에서 담당하였으나, 정부조직법이 개정(법률 제7186호, 2004.3.11. 공포)되어 2004.5.24. 정부의 인사업무가 중앙인사위원회로 일원화됨에 따라 본 건의 피진정인이 행정자치부장관에서 중앙인사위원회 위원장으로 변경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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