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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조사실 계구사용 인권침해 사건
담당부서 : 홍보협력팀 등록일 : 2003-05-15 조회 : 4874
 

“검사조사실에서 모든 구속 피의자․피고인에게 계구(수갑․포승) 사용을 강제하고 수사검사가 계구의 해제를 요구해도 계호근무자가 이를 거절하도록 명시한 계호근무준칙 제298조는 인권침해”라며 김승교 변호사(법무법인 정평 소속)가 2002년 4월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진정한 사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동 조항은 구속 피의자․피고인의 행복추구권 및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판단을 내리고 △검사조사실에서 구속 피의자․피고인에 대해 원칙적으로 계구사용을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허용하며 △수사검사에게 계구사용에 대한 재량권을 부여하도록 계호근무준칙 제298조를 개정할 것을 법무부장관에게 권고했습니다.

  이 사건은 김승교 변호사가 변호를 맡았던 형사피의자 박모씨가 2002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검사조사실에서 수갑과 포승에 묶인 상태로 조사를 받는 도중 “자유로운 상태에서 진술하고 싶다”며 계호근무자와 수사검사에게 계구 해제를 요구했으나 계호근무준칙 제298조의 규정에 의해 거부당하자 김변호사가 박모씨를 대신해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면서 비롯된 것입니다.

  국가인권위 조사 결과 법무부훈령인 계호근무준칙 제298조는 검사조사실 계호근무자의 유의사항을 규정하고 있는데, 동 조항 제1호에서는 ‘계구를 시용한 채 조사실 안에서 근접계호를 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고, 제2호에서는 ‘검사로부터 조사상 필요에 따라 계호근무자의 퇴실 또는 계구의 해제를 요청받은 때는 이를 거절해야 한다. 단, 상관으로부터 지시를 받았을 때에는 예외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가인권위 조사과정에서 피진정인 법무부장관은 △구속된 피의자․피고인이 무죄의 추정을 받는 것은 사실이나 도주․증거인멸의 우려가 있어 검사의 조사를 받기 위해 구금시설 밖으로 나갈 때는 도주방지 등의 목적으로 계구를 사용할 수 있고 △형사소송법에서는 법정에서의 계구사용을 금지하고 있으나 이 경우에도 피고인이 도주․폭력행사의 염려가 있는 경우, 재판장은 피고인에게 계구를 사용하도록 할 수 있으며 △형사소송법 등 관계법규에 검사조사시 계구사용에 대한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법정 내와 검사조사실 내를 동등한 장소로 보지 않기 때문이므로 “검사조사실 안에서 계구사용을 강제하는 것은 불가피한 기본권 제한에 속하지만, 구속 피의자․피고인에 대한 계구사용과 관련하여 수사검사에게 재량권을 부여하도록 동 조항을 개정할 계획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국가인권위가 의견제출을 요구한 검찰총장은 계호근무준칙 제298조에 대해 △구속수사는 구속 피의자․피고인의 신체적 자유에 대한 제한을 필수적으로 수반하고 있기에 동 조항이 헌법상 기본권 제한의 한계를 일탈했다고 보기 어렵고 △구속 피의자․피고인은 도주․자해․자살 등의 우려가 크고, 검사 등 수사관계자에게 위해를 가하거나 집기 손괴․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높으며 △현재 검사실은 구치소나 교도소와 달리 사건관계인 등 일반인의 출입이 개방돼 있는 실정이므로 “구속 피의자․피고인에 대한 계구사용은 불가피하지만, 수사검사에게 계구의 해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동 조항을 개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구속 피의자․피고인의 계구사용과 관련한 법령(행형법, 형사소송법,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에 △계구사용은 필요한 경우에만 최소한의 범위에서 하고 △특히 형사소송법 제280조는 공판정에서 피고인의 신체를 원칙적으로 구속하지 않으며 △도주와 폭행이 예상되는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재판장의 지휘에 의해 피고인의 신체를 구속하도록 규정해 놓은 점을 주목했습니다.

  반면 현행 계호근무준칙 제298조는 모든 구속 피의자․피고인에게 예외없이 계구사용을 강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수사검사의 재량권까지 박탈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인권위는 구속 피의자․피고인이라 할지라도 그 신체를 구속하는 것은 수사 및 계호근무상 불가피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만 행해져야 하는 것이 원칙임을 중시하고, 동 조항이 헌법 제10조(행복추구권) 및 제12조(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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