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초․중․고 제7차 교육과정 교과서 수정 권고 읽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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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 초․중․고 제7차 교육과정 교과서 수정 권고
담당부서 : 홍보협력팀 등록일 : 2002-11-11 조회 : 5804
교육인적자원부 13개 항목 모두 수용, 2003년부터 시행키로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제7차 교육과정 교과서의 일부 내용 가운데 인권의식 형성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소지가 있는 13개 항목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에 수정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인적자원부는 13개 항목 모두를 수용하며, 학생들이 2003년 1학기부터 수정된 교과서로 공부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는 답신을 보내왔습니다. 단, 이미 인쇄를 마친 2003년 검정교과서의 경우는 2004년에 반영될 예정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번 교과서 수정권고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6조(인권교육과 홍보)에 근거한 것으로, 여기에는 ‘학교 교육과정에 인권에 관한 내용을 포함시키기 위하여 교육인적자원부장관과 협의할 수 있다(제2항)’고 명시돼 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제7차 교육과정에 의거해 제작된 초등학교 전 학년, 중학교 1, 2학년 및 고등학교 1학년 11개 과목 교과서를 전문가들과 함께 분석한 뒤, 수정 권고안을 제시했습니다.

  국가인권위는 헌법의 기본권 조항과 우리나라가 1990년 비준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B규약), ’경제적 사회적 및 문화적 권리에 관한 국제협약(A규약) 등을 기준으로 초고 교과서를 분석했으며, 수정 권고한 13개 항목의 내용은 ▲국가이익이나 질서존중을 명목으로 인권침해를 정당화할 가능성이 있는 것, ▲생명권 및 신체의 자유권 침해의 소지가 있는 것, ▲학생들의 인격권 침해를 정당화하고 있는 것, ▲장애인 여성 인종 및 특정직업에 대한 편견과 차별의식을 조장할 수 있는 것 등입니다. 주요 수정 권고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고등학교 사회 1학년(디딤돌)

  “어떤 사람이 자기 집 가정부와 결혼할 경우 국내 총생산(GDP)은 줄어든다.”

  ⇒ ‘가정부’ 라는 표현은 특정한 직업을 비하하는 것임. 또한 이 내용을 설명하기 위해 걸레질을 하고 있는 여성 가정부에게 남자 고용주가 반지를 들고 청혼하는 삽화를 게재한 것은, 여성의 역할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조장할 수 있으며 국내 총생산을 설명하는 그림으로서도 부적절함.

  2. 고등학교 사회 1학년(중앙교육)

  “자질이나 능력이 정상인과 대등하다면, 단지 장애인이라고 하여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

  ⇒ 장애인에 대비되는 표현으로 ‘정상인’을 사용하는 것은 암묵적으로 장애인이 ‘비정상인’임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부적절함. 따라서 ‘자질이나 능력이 정상인과 대등하다면’ 이라는 표현은 삭제돼야 함.

  3. 고등학교 체육 1학년(교학사)

  “음핵은 남성의 음경에 해당하며, 성적으로 흥분되었을 때는 충혈되어 발기한다. 소음순은 꽤 민감한 부위이다. 음경은 배뇨를 위한 기관이다. 성인의 비발기시의 길이는 약 3cm 정도라고 한다.”

  ⇒ 남성의 생식기는 기능 중심으로 서술한 반면, 여성의 생식기는 기능에 대한 언급 없이 성행위와 관련한 민감도를 밝히고 있음, 이는 여성의 성을 도구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에서 나타난 것임. 따라서 여성의 생식기도 기능 중심으로 서술할 필요가 있음.

  4. 고등학교 1학년 미술(대한교과서)

  “서울의 상징 마크는 녹색(산), 청색(한강), 살색(해)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 ‘살색’은 황인종이 아닌 인종의 평등권을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할 소지가 있으므로 ‘엷은 귤색’이나 ‘엷은 살구색’으로 대체할 것. 국가인권위는 2002년 8월 1일 크레파스와 특정 수채물감의 특정색을 ‘살색’으로 명명한 것이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라며 기술표준원에 한국산업규격(KS) 개정을 권고한 바 있음.

  5. 중학교 과학 1학년(지학사) 2학년(금성출판사)

  『‘아이스크림 상자, 정수기, 소금봉지, 설탕봉지, 물병, 간장병, 자동차 부동액’ 등의 과학실험 도구를 제시하면서 누가 봐도 특정 회사제품인 것을 알 수 있게 사진자료를 게재한 부분』

  ⇒ 특정 상품을 선전하는 효과를 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소비자의 자유로운 선택권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음. 따라서 물품에 대한 일반적인 사진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음.

  6. 중학교 1학년 기술가정(지학사)

  “가족은 결혼으로 맺어진 부부와 그들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로 이루어진 집단이다.

  ⇒ 우리 사회의 가족형태는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따라서 ‘결혼한 부부와 혈연관계의 자녀’라는 정의는 적절하지 않다. 이런 표현은 자칫 공식에 맞지 않는 가족생활을 하는 학생들에게 완전치 못하거나 정상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으며, 이들에 대한 차별의 여지도 갖고 있다.

  7. 중학교 기술가정 2학년(두산)

  “노동 생활시간은 직장인이 직장에서 일하는 시간이나 학생이 학교에서 공부하는 시간, 그리고 주부가 가정에서 일하는 가사 노동시간 등을 말한다.

  ⇒ 가사노동을 여성의 역할로 고정화시키는 표현은 여성의 성역할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 가사노동은 ‘가정생활의 유지와 노동력 재생산을 위하여 필요한 노동’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8. 중학교 도덕 2학년(국정교과서)

  “공공선이란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닌 국가나 사회 또는 온 인류를 위한 선이다.(중략) 공청회는 40여분 동안 지연되었으며, 주민들은 공청회 뒤에도 책상을 부수며 거칠게 항의하였다.”

  ⇒ 마치 개인의 이익은 공공의 이익에 반하는 존재인 것처럼 인식될 우려가 있는 표현임. 따라서 ‘개인을 위한 것이 아닌’이라는 부정적 표현을 삭제할 필요가 있음. 또한 이 내용을 보충하기 위해 게재된 비정규직 노동자의 집회 사진은 공공선에 대한 설명과 직접적 연관이 없고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유도할 수 있으므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함.

  9. 중학교 도덕 1학년(국정교과서)

  “학기 초에 한 학생이 돈을 잃어버렸다고 울먹였다. (선생님은) 우리 반 학생 누군가의 소행이라고 짐작되어 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찾기 시작했다.

  ⇒ 단원의 주제인 ‘선생님의 은혜’를 나타내기에 부적절한 예화로 보임. 교사가 마치 학생들 전체를 절도 행위의 피의자로 간주하고, 학생들의 인권을 침해할 수도 있는 내용임. 따라서 다른 사례를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함.

  10. 초등학교 6학년 2학기 사회(국정교과서)

  『언론출판의 자유를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에 해가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개인의 의견이나 사상을 말이나 글로 발표할 수 있다”고 설명한 부분』

  ⇒ 국가목적과 인권보장에서 마치 국가목적을 우선시하는 듯한 표현임. 이는 헌법 제10조(인간의 존엄과 가치행복추구권)와 제37조(기본권의 제한)에 부합하지 않음. 따라서 ‘모든 국민은 자기 개인의 의견이나 사상을 말이나 글로 발표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안전보장이나 질서유지, 더 나아가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훼손할 여지가 있을 경우에는 제한을 당할 수 있다’는 의미의 표현으로 수정하는 것이 적절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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