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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국가인권위원회(2020), 인권교육 기본용어(2020년 개정증보판)
퀴어문화축제 (Queer Culture Festival) 는 성소수자들의 축제다. 전시회, 공연, 부스 등다양한 행사가 벌어지며, 성소수자와 그 지지자들의 행진 (parade) 이 가장 중요한 행사로 꼽힌다. 행진을 퀴어퍼레이드 (Queer Parade) , 자긍심 퍼레이드 (Pride Parade) 라고 하며 성소수자들이 스스로를 드러내고 자긍심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퀴어문 화축제는 1969년 6월 뉴욕에서 일어난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여 처음 열렸고, 매년 6월을 전후로 세계 각국에서 성소수자들의 축제가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2000년 서울에서 최초로 개최되었으며, 이후 서울, 대구, 부산, 제주, 전주, 인천, 광주, 창원 등 전국 각 지역에서 개최되고 있다.
퀴어문화축제는 축제이기도 하지만, 성소수자 인권을 증진하고 차별에 반대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실제로 퀴어문화축제를 축제 형식의 사회운동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퀴어문화축제는 집단적인 커밍아웃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의 정체성을 드러낸 행위인 커밍아웃이 성소수자 차별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며, 퀴어문화축제 역시 마찬가지다. 퀴어문화축제는 성소수자들이 집단적으로 스스로를 드러내고 가시화하고 자긍심을 갖는다는 취지라고 할 수 있다.
커밍아웃 (coming out) 은 성소수자가 자신의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 등을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을 말한다. 이 말의 유래는 ‘벽장에서 나온다 (coming out of the closet) ’라는 문구에서 유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벽장 속에 스스로의 정체성을 감추고 살던 성소수자들이 문을 열고 벽장 밖으로 나온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가족에게, 또는 직장이나 학교에서 또는 사회 전체를 향해 성소수자임을 밝히는 것이 커밍아웃이다.
커밍아웃이라는 용어 자체가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의 현실을 드러내 준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괴롭힘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성소수자 정체성을 밝히는 일이 어렵고 위험한 일이 되는 것이다. 2004년 국가인권위원회 연구용역 보고서 <성적 지향·성별 정체성에 따른 차별실태조사>에 따르면, 비이성 애자의 69.5%는 직장 동료 중 누구에게도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으며, ‘아무도 모른다.’와 ‘거의 모른다.’를 합치면 86.2%를 차지했다. 트랜스젠더는 80.9%가 누구 에게도 혹은 거의 대부분에게 정체성을 밝히지 않고 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 다. 거꾸로 커밍아웃이 가능하도록 사회문화적 조건을 마련하고 법과 제도를 정비 하는 것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장하고 차별을 금지하는 것이 될 것이다. 편견, 혐오, 낙인은 소수자 집단과의 충분한 ‘접촉’이 있을 때 완화되며, 거꾸로 단절되어 있을수록 심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성소수자들이 커밍아웃의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주는 것은 성소수자 차별금지정책의 기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학교나 회사의 성소수자 차별금지정책 중에는 성소수자 자신이 원한다면 누구나 커밍아웃할 수 있고, 커밍아웃했다는 이유로 차별을 당하거나 괴롭힘을 당해서는 안된다는 점이 포함되어야 한다.
커밍아웃에 반대되는 것으로 아우팅 (outing) 이 있다. 이것은 성소수자 당사자의 동의 없이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공개당하는 경우를 말한다. 당사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공개되는 것이 커밍아웃이고, 당사자의 동의가 없이 공개되는 것이 아웃팅이다. 성소수자로서의 정체성은 일종의 개인정보로서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에게 누설된다면 개인정보에 대한 권리를 침해받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